서울 아파트 모습. 박종민 기자주택정책 수장이 '잔등락'으로 평가한 당시의 주택시장 상황이 통계로 발표됐다. 그 시점에 서울 집값 상승세가 강화되고, 수도권이 덩달아 상승국면에 들고, 매수심리가 한껏 자극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달 발표된 주택공급 정책이 향후 '추세적 상승' 우려를 해소할지 주목된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7월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는 1331만5천원(평당 약 4401만원)으로 전월비 5.04% 상승했다. 역대 최고가다.
특히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무려 37.62%나 급등했다. 전년동월 대비 집값 상승도 2022년 5월 현 정권 출범 이래 이번이 최대치다. 지난 5월의 경우 24.35%, 6월은 31.02% 전년동월 대비 상승했다.
서울 집값 상승세는 이번에도 수도권 집값을 끌어올렸다. 수도권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39만1천원(평당 약 2773만원)으로 지난해 7월에 비해 23.00% 치솟았다. 전년동월 대비 인천(㎡당 486만8천→538만원)은 10.52%, 경기(592만2천→647만8천원)는 9.39% 올랐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제공한국부동산원의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도 서울 집값의 상승세가 확인된다. 서울의 아파트와 비아파트 합산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76% 올라 4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0.76%는 2019년 12월(0.86%) 이후 55개월만의 최고치다.
이달 12일 기준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는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32% 올라, 21주 연속 상승을 나타냈다. 인천은 0.16%, 경기는 0.10% 각각 올라 수도권(0.18%) 상승세를 떠받쳤다.
수도권의 가격 상승세가 소비자들의 주택 매수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나타났다. 국토연구원 발표 '7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시장(매매+전세) 소비심리지수는 '상승국면'에 진입했다.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달 수도권이 119.4로 전월대비 4.9p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까지 32개월간 이어진 보합국면(지수 95~114)이 상승국면(115 이상)으로 전환됐다. 이 지수는 지난 3월(105.2) 이후 지속 상승 중인 데다, 2021년 11월(111.6) 이후 33개월만에 최대치다.
지난 5월부터 상승국면에 진입한 서울은 126.5로 전월비 3.6p 상승했고, 116.1로 지수가 같은 인천(3.4p 상승)과 경기(6.0p 상승)는 지난달부터 상승국면에 들었다.
국토연구원 제공이처럼 서울 민간아파트 가격의 기록적인 연간 상승, 수도권의 주택 소비심리의 상승국면 전환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이다. 같은 달 11일 "추세적 상승으로의 전환은 아니다. 지역적 일시적 잔등락"이라고 확언했던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과는 거리가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는 이후 6년간 수도권에 42만7천호 이상의 주택과 신규택지를 공급한다는 등의 8·8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공급 확대로 주택수요를 선제 관리하겠다"(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정부 방침대로 8·8대책이 수도권 시장에 해열제로 작용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