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취업 준비 학원에서 취업 준비생이 자율 학습하는 모습. 연합뉴스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는 청년이 지난달 44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대다수는 일할 의사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청년층(15~29세)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작년 동월보다 4만2천명 늘어난 44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쉬었음'은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막연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는 이들을 말한다.
이번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높은 수준으로 7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2013~2017년 7월 기준 '쉬었음'에 응답한 청년은 20만명대였지만 2018년 30만명을 넘었고,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에는 44만1천명까지 증가했다. 2022년 36만1천명으로 줄었지만 지난해(40만2천명)부터 다시 증가세다.
청년층의 '쉬었음' 응답은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40대 '쉬었음' 인구는 28만4천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적었고, 30대도 28만8천명으로 나타났다. 50대는 39만4천명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인구는 줄어드는데 쉬는 청년은 늘면서 비중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청년층 인구 815만명 가운데 '쉬었음' 청년(44만3천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였다. 7월 기준 가장 많은 수준이다.
청년층의 '쉬었음' 비중은 2019년 4.1%에서 팬데믹으로 2020년 5.0%로 늘었다가 2022년 4.2%까지 줄었지만, 작년(4.8%)부터 늘더니 올해 다시 5%대로 진입했다.
특히 쉬는 청년은 단순히 양적으로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할 의사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MD)를 분석한 결과 '쉬었음' 청년(44만3천명) 중 일하기를 원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이들이 33만5천명에 달했다. 75.6%가 구직 의사가 없었다는 뜻이다.
반면 취업을 원했던 '쉬었음' 청년의 42.9%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를 꼽았다. 이어 '이전에 찾아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18.7%), '교육·기술 경험이 부족해서'(13.4%), '근처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1.1%) 순이었다.
한편 쉬는 청년이 증가하면서 지난달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6.5%로 작년 같은 달보다 0.5%p 감소했지만 실업률은 오히려 0.5%p 하락한 5.5%로 나타났다. 취업자가 일자리를 잃으면 고용률이 하락하지만 이들이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돌아서면 실업자 집계에서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