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문기. 대한축구협회 제공황문기(강원FC)의 포지션은 미드필더였다. 포르투갈 아카데미카 드 코임브라, K리그2 FC안양을 거치면서 줄곧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2021년 강원FC 이적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윤정환 감독 부임 후 달라졌다.
윤정환 감독은 황문기에게 오른쪽 풀백을 맡겼다.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올해 동계훈련에서는 "국가대표까지 갈 수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황문기는 오른쪽 풀백으로 K리그를 흔들었고, 홍명보 감독의 호출까지 받았다. 풀백 변신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황문기는 3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대표팀에 처음 들어오게 됐다. 늦은 감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 축구를 하면서 항상 미드필더를 봤다. 지난해 풀백으로 전향하면서 신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했는데 좋게 봐줘서 발탁됐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96년생. '96라인'으로 유명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황인범(페예노르트)와 동갑이다. 늦깎이라는 표현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황문기는 "첫 훈련을 했는데 아직 긴장이 많이 된다. 아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빨리 친해져야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고등학교 선배 (정)승현이 형과 후배 (이)동경이가 계속 챙겨준다. 같이 다니자는 말 한 마디가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은 1기 명단을 발표하면서 풀백 자원의 고민에 대해 털어놓았다. 한국 축구가 최근 몇 년 동안 겪고 있는 고민거리. 황문기에게는 기회인 셈이다.
황문기는 "사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동계훈련을 하면서 감독님께서 내 단점을 보완하면 그런 자리(국가대표)까지 갈 수 있다고 했는데 현실로 다가오니 믿기지 않았다"면서 "강원 순위가 높으니 홍명보 감독님께서 경기를 보러 온 것 같다. 그런 것은 신경을 쓰지 않고, 팀에서 내가 어떻게 하는지가 더 중요해 그냥 팀이 원하는대로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월드컵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어진 환경이나 현실 등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기에 매 훈련 마지막이라는 마음을 가지면 좋은 자리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