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2015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17% 가까이 급증한 결과다.
설비투자와 소비가 회복되고 수입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다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는 91억3천만달러(약 12조19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지난 4월 1년 만에 적자(-2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가 5월(+89억2천만달러) 반등한 뒤 6월(+125억6천만달러)에 이어 석 달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흑자 규모는 6년9개월 내 최대였던 6월보다 34억달러 이상 줄었지만, 같은 7월 기준으로는 2015년 7월(+93억7천만달러) 이후 최대 흑자다.
1~7월 누적 경상수지는 471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2억6천만달러)과 비교해 419억1천만달러 늘었다.
한국은행 제공7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84억9천만달러)가 지난해 4월 이후 16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흑자 폭은 6월(+117억4천만달러)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7월(+44억3천만달러)보다는 늘었다.
수출(586억3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16.7%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열 달째 증가세가 이어졌다.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50.1%)를 중심으로 정보통신기기(29.8%)·석유제품(16.8%)·기계류 및 정밀기기(14.3%)가 늘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27.4%)·중국(14.9%)·일본(10.0%)·미국(9.3%) 등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수입(501.4억달러)도 9.4% 늘었다.
품목 중에서는 석유제품(37.9%)·천연가스(23.5%)·원유(16.1%) 등 원자재 수입이 9.5% 증가했고, 수송장비(121.1%)·반도체(16.3%)·정밀기기(15.2%) 등 자본재 수입이 11.9% 늘었다. 승용차(58.3%)·가전제품(15.5%)를 비롯한 소비재 수입도 10.7% 증가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에너지류 중심의 원자재,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자본재, 가전제품 등 소비재 수입이 모두 늘어 전체 수입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설비투자·소비 회복과 함께 앞으로도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하반기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23억8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적자 규모가 한 달 전(-16억달러)보다는 커졌다.
서비스수지 중에서는 특히 여행수지가 12억6천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한은은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로 적자 폭이 6월(-9억달러)보다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송 부장은 여행수지 적자와 관련해 "출국자 수가 휴가철을 맞아 6월 221만9천명에서 7월 250만2천명으로 늘었지만, 입국자 수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6월 27억1천만달러 에서 7월 31억5천만달러로 늘었다.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배당 지급이 줄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같은 기간 23억4천만달러에서 27억9천만달러로 증가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10억3천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3억3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29억9천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01억1천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39억2천만달러 늘었다.
송 부장은 "내국인의 해외증권 투자 가운데 부채성증권(채권) 투자 증가액이 6월 3억3천만달러에 불과했는데 7월 46억7천만달러로 크게 늘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강해진 것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