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호> 오늘 인터뷰는 곽재식 작가와 함께합니다. SF, 역사, 추리 소설, 괴물과 과학까지 온갖 분야를 넘나드는 분이시죠. 그런데 알고 보면 저희 '기후로운 경제생활'에 딱 맞는 게스트이십니다. 안녕하세요?
◇ 곽재식> 안녕하세요. 곽재식입니다.
◆ 홍종호> 엄청나게 많은 일을 다양한 분야에서 하시던데요. 방송에서 한국 괴물과 설화 이런 얘기도 하시고 이런저런 과학 이야기 전해주고 계시고요. 이렇게 바쁘신 분이 저희 기후와 경제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에 나와주셔서 반갑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 곽재식> 제가 특별히 아주 잘 하는 게 없어서 요즘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다 보니까 이것저것 일하고 있는데요. 요즘 소설 써서 먹고 살려고 하는 사람들 다 비슷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지금 숭실사이버대에서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거든요. 사실 오늘 드리는 말씀이 제일 제 본업과 전공에 제일 가깝습니다.
◆ 홍종호> 전문성 면에서는 오늘 제대로 나오신 거군요.
◇ 곽재식> 겉보기와 다르게 꼬꼬마 학자라 깊이 아는 것은 많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전공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불러주셔가지고 오늘 반갑고 기대도 됩니다.
◆ 홍종호> 기후 관련 책도 쓰셨어요.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라는 책 쓰셨네요.
◇ 곽재식> 환경 전공하는 사람들은 많이들 관심을 갖고 있고 알고 있는 그런 이야기이지만 언론에서는 좀 이상하게 별로 안 다뤄준다 싶은, 일반인들 대상으로 나오는 책에서는 이상하게 별로 얘기가 안 되고 있다 싶은 그런 내용들을 중심으로 엮어본 책인데요. 의외로 책 반응이 좋아서 상당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홍종호> 저는 사실 예능 프로그램을 거의 안 봅니다만 이번에 곽재식 작가님이 나오신다고 해서 제가 하나 챙겨봤어요. JTBC <아는 형님>에 나와서 칠판에 이렇게 쓰시더라고요.
'기후변화는 경제 문제다'. 제가 늘 하고 다니는 얘기여서 저는 정말 신기하고 반가웠어요. 예능에 나와서 많은 주제 중에 기후와 경제 얘기를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 곽재식> 기초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일반인들에게는 좀 덜 알려져 있는 이야기, 특히 방송 같은 데서 조명을 덜 받은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경제 문제, 산업 문제, 현실 문제에 가까운 입장에서 기후 문제를 얘기하면 기초적이면서도 참신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해서 방향을 그렇게 잡았습니다.
◆ 홍종호> 한 가지 사례를 좀 들어보자면 어떤 이야기일까요?
◇ 곽재식> 사실은 기후 이야기, 특히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준비하시는 분들하고 만나가지고 이야기하면 거의 관습적으로 많이 하시는 말이 있어요. 기후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서 작가님을 이렇게 초대하려고 한다. 겁을 확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좀 해 주십시오. 사람들에게 좀 공포를 확 줄 수 있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해 주십시오.
◆ 홍종호> 그런 주문을 받으세요? (웃음)
◇ 곽재식> 저는 몇 차례 받았어요. 대중을 대상으로 기후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그게 정석이라는 생각이 많이 퍼져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어느 정도는 그런 점도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기후변화가 이대로 지속되면 언제면 지구가 멸망한다. 얼마 안 있어서 인류가 멸종될 수도 있다, 너도 죽고 나도 죽고 우리의 자식들 다 죽는다, 이런 무서운 이야기를 종말론처럼 약간 암울하게 쫙 해주는 게 기후변화 이야기의 틀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게 좀 많이 퍼져 있는 것 같거든요.
◇ 곽재식> 근데 막상 기후변화와 관련된 업무를 하다 보면 훨씬 현실에 가까이 있는 문제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요. 당장 우리 경제, 우리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오늘 내일의 이야기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들을 오히려 좀 덜하게 되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 홍종호> 저 같은 경우는 거의 30년 교수 생활을 하면서 주로 연구하고 교육하다가 최근에 대중서를 썼어요. 저는 뭐 바탕은 경제학자입니다만 주로 기후 환경 에너지 연구를 하기 때문에 그러면서 여기저기 관련 대중 강의를 할 기회도 좀 생겼는데요. 왜 이 기후변화 상황이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는지, 왜 이게 앞으로 자식의 미래,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안 되는 문제와 직결되는지, 또 우리 먹거리가 없어지는 문제라든지 실생활에 밀접한 이야기를 했을 때 훨씬 좀 이게 내 문제구나, 이렇게 느끼는 그런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경제 쪽으로 접근하는 것도 괜찮다 생각을 했거든요.
◇ 곽재식> 맞습니다. 저도 굉장히 동의를 하는 게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하다못해 돈 욕심에서 주식 투자하시는 분들도 우리나라는 배터리 주, 2차 전지 주라는 그런 배터리 섹터가 있는 나라지 않습니까?
◆ 홍종호> 맞아요.
◇ 곽재식> 사실 여러 나라의 주식 시장을 봐도 배터리 주 같은 그런 섹터가 있는 나라가 많지는 않거든요. 2차 전지 시장이라는 거는 사실은 기후변화 문제와 거의 직결돼 있는 것이고 그렇다 보니까 주식 시장 문제만 해도 사실은 기후변화 문제하고 연결이 돼 있기 때문에 막상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면 정말 와닿는 점이 많아요.
◆ 홍종호> 제가 어디 가서 앞으로 기후 문제가 심각해지면 부동산 시장도 바뀐다, 이런 얘기를 얼핏 했어요. 미국에서 보면 태풍 올 것 같으니까 비싼 맨션이 싸지는 이른바 기후 젠트리피케이션 이런 얘기 하거든요. 그랬더니 그 유튜브 조회수가 폭등을 하면서 부동산 관련 신탁 회사에서 와서 강의해달라고 그러더라고요. 한국은 정말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어마어마하구나, 그럼 오히려 이 부분을 파고들어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훨씬 효과적이고 실제로 또 그게 중요하지 않겠나 이런 생각도 했어요.
◇ 곽재식> 저도 많이 공감하고요. 다만 그렇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인류의 탐욕으로 경제적 이익 추구만 하다가 기후변화라는 큰 문제를 일으켰는데 기후 문제를 풀이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또 무슨 돈타령이냐,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서 조금 거부감을 가지시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그런 이야기도 좀 귀담아들을 필요도 있고요.
그렇지만 저는 사실 지금 학교에서 교수로 일하기 전에는 회사에서 환경 담당하는 업무를 했었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기업체들, 산업계에서 기후변화에 당면해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 같은 것들이 절실하게 와닿는 면이 좀 더 커서 그런 부분을 조금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홍종호> 기후 관련 대중 강연에서 인상 깊었던 질문 있으세요?
◇ 곽재식> 자주 나오는 질문이 그런 거죠. 기후변화 때문에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고 바닷물이 열기 때문에 불어나고 이러면 한반도가 다 물에 잠겨 가지고 우리가 다 죽게 된다는데 정말로 그렇습니까?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쭉 말씀드렸던 대로 그런 게 기후변화 종말론이라고 할까요. 특히 기후변화 대중 강연을 가면 거기에는 보통은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이 어느 정도 있으신 분들이 오시거든요. 그분들 중에 일부는 참 그런 게 어떤 심리인지를 이야기해 봐도 이야기할 게 많을 것 같은데 어떤 분들은 은근히 그런 좀 무서운 이야기를 좀 기대하시고 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 홍종호> 충격을 좀 줬으면 좋겠다는 거죠.
◇ 곽재식> 오늘은 저 연사가 나에게 우리가 얼마나 빨리 종말하는지 좀 정말 무시무시하게 얘기해 주면 좋겠다.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이 다 착잡할 정도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이런 기대를 품고 오시는 그런 경우가 있거든요. 그럴 때는 좀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난감할 때도 있고 한편으로는 이런 게 기후변화에 대한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인식의 한 부분이었구나라는 생각도 좀 들기도 하고요.
◆ 홍종호> 그런 건 없으세요? 혹시 이 얘기 꼭 넣고 싶었는데 대중의 반응이 어떨까, 좀 어려움은 없을까 해서 말하고 싶었지만 뺀 것은 없습니까?
◇ 곽재식> 사실 상당히 많죠. 예를 들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어떤 분위기의 사람들이 모여 있느냐에 따라 미묘해서 어떻게 말할까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유럽권에서는 재생에너지 도입에 대해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고 관련해서 정부에서 다양한 규제를 쓰고 정책도 과감하게 들이대고 있다.
◆ 홍종호> 안 그래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CBAM(EU 탄소국경조정제도) 얘기도 하셨더라고요.
◇ 곽재식> 재생에너지에 대한 기준을 제대로 만족하지 못하면 앞으로는 수출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물건을 판매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엄격하게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까지는 부드럽게 갈 수 있는데요. 보통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고 흔히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서둘러 정리하게 되는 경향이 있냐면요. 유럽은 이렇게 선진국이고 사람들이 이렇게 의식이 깨어 있고 뛰어난 사람들이 되게 많은, 앞서가는 나라라서 저렇게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훨씬 더 뒤처져 있어서 그런 걸 아직 못 따라가고 있다, 라는 인식으로 그냥 정리되고 마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저는 그렇게만 이야기할 문제는 좀 아니라고 생각하죠. 유럽 사람들은 다 착하고 한국 사람들은 다 탐욕스럽고 그런 건 사실 말이 안 되잖아요.
◆ 홍종호> 우리나라 물건을 못 팔 수 있는 문제가 있는 거죠.
◇ 곽재식> 조금 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유럽에서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배경이 있는 거죠. 유럽은 우리보다 앞서서 재생에너지에 관련된 투자가 이미 많이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데 대해서는 어떤 벌금이라든가 안 좋은 조치를 부여하고 재생에너지에 관련해서는 인센티브, 좋은 조치를 부여하면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한국 제품의 경쟁력은 떨어질 거고 유럽의 자기들 국산품의 경쟁력은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죠.
결국 지구를 지키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그런 명분도 살리는 동시에 유럽 내부 시장을 보호한다는 그런 경제적인 실리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노르웨이 같은 나라 이런 노르웨이 같은 나라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90% 이상이다. 거의 100%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 홍종호> 노르웨이는 수력이 강하죠.
◇ 곽재식> 그것도 마찬가지로 노르웨이가 선진국이고 사람들의 의식이 깨어 있어서 재생에너지 많이 하는구나, 은근히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고 끝나버릴 수가 있어요. 노르웨이가 수출 업으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고등어, 연어, 이런 걸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석유 수출 비중이 엄청나게 큰 나라거든요. 전 세계에 화석연료를 팔아가지고 돈 벌어서 그 나라 내부에는 미래를 위해 재생에너지를 설치를 해놓은 것이 어떻게 보면 노르웨이가 국가 발전 전략으로 택한 모습이고요. 노르웨이 내부 산업은 재생에너지에 관한 규제가 세지고 자연히 석유가 없어지는 미래에도 경쟁력을 얻게 되는 그런 식으로 준비를 해놓은, 경제적 이익의 문제로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에요.
그거를 노르웨이는 선진국이고 앞서가서 재생에너지를 많이 설치하고 한국 사람들은 악당만 모여 있어서 화석 에너지에 아직도 매달린다, 라고만 생각해버리면 문제의 본질도 안 보이거니와 그러면 우리나라에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가야 될지, 그 명분은 뭐고 방법은 무엇인지도 좀 안 보이는 경향이 있거든요. 오늘 교수님 앞에서 제가 어떻게 무장해제가 돼가지고 다 털어놓고 말았는데 이거는 말씀드리는 장소의 분위기에 따라 오해를 사지는 않을까 이런저런 걱정이 들어가지고 좀 단순화해서 이야기하다 말고 하는 되는 경우가 꽤 있죠.
◆ 홍종호> 저도 좀 상당히 공감하는 게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정책상 특히 전기요금 같은 것을 정부가 강력하게 통제해 왔거든요. 그래서 지금 화석연료를 쓰는 것이 원가도 비싸졌고 사회적 비용도 비싼 품목인데 여기에 대해서 정부가 계속 컨트롤 하고 가격을 원가 이하로 매겨서 내보내니까 굉장히 왜곡이 많은 거죠.
소비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다는 것을 잘 못 느끼고, 기업들도 전기요금을 싸게 공급해 주니까 굳이 전기를 적게 쓰는 기술이나 공정 개발을 열심히 할 필요가 없겠다 생각하고. 굉장히 잘못된 왜곡된 경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건데 이걸 일반 대중에게 얘기하면 전기요금 올리면 어려운 분에게는 엄청나게 부담이 될 텐데, 이런 반응들이 바로 나오기 때문에 제가 설명을 합니다. 한 2시간 정도 주민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으면 그중 한 30분 이상을 전기요금 규제가 왜 잘못됐나 얘기를 쭉 합니다. 30분 듣고 나시면 이분들이 듣고 보니 맞네요, 서민들의 어려움을 이렇게 풀어야겠네요, 요금을 무조건 낮춘다고 능사가 아니네 이런 반응들이 나와요.
그래서 계속 노력해서 말하는 것이 필요하고 숨거나 물러서서는 안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긴 합니다. 앞으로 그런 역할을 더 많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곽재식> 교수님이 앞서서 쭉쭉 나가시면 제가 잘 따라가겠습니다. (웃음)
◆ 홍종호> 또 한 가지, SF작가시잖아요. 기후변화 문제를 바라보는 어떤 창의적인 관점 같은 것도 혹시 갖고 계세요? 굉장히 실험적인 이야기.
◇ 곽재식> 이것도 SF의 영역이 아니라 현실의 영역으로 많이 들어갔는데요. 한 10년 전만 하더라도 어떤 생각을 많이 했냐면 화석연료는 땅에 묻힌 거를 캐서 쓰는 거지 않습니까? 1억 년 전 2억 년 전 생물들이 많이 묻혀 있어서 석유를 만들 수 있는 곳에 마침 운이 좋아서 위치한 나라들이 돈 많이 벌고 20세기에 잘 그 돈으로 잘 살 수가 있었죠.
우리나라는 화석연료가 별로 없지 않습니까? 특히 석유 천연가스 이런 거는 정말 없지 않습니까? 아까 말씀드렸던 노르웨이라든가 영국, 미국, 중동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런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왜 없을까 아쉬운 점이기도 하고 그랬었는데요. 사실은 재생에너지 시대로 간다 라고 하면 이게 잘만 하면 한국 같은 나라에는 되게 기회인 거죠. 첨단 기술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게 이 나라의 경쟁력이다.
인구 밀도도 높고 해서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춰져 있는 게 우리나라의 한 가지 요건인데 그렇다고 한다면 화석연료가 묻혀 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고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서 잘 되느냐 마느냐가 정해지는 거죠. 그래서 재생에너지 분야가 한국이 하기에는 그 기본 바탕만 놓고 보면 되게 경쟁력 있는 그런 산업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과거에 SF적인 미래의 상상 이런 걸 할 때 기후변화 문제 때문에 재생에너지로 다 가는 그런 시대가 되면 한국에서 개발한 여러 가지 기술의 힘이 오히려 과거에 산유국들이 갖고 있던 유전, 지하 자원 이런 거의 힘보다도 더욱 강해지는 시대가 와서 마치 중동에 지금 만수르가 있다면 김수 이수 박수 이런 사람들이 나오는 시대가 미래에는 펼쳐지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 홍종호> 녹여낸 책이 있으세요?
◇ 곽재식> 제가 여기저기 그걸 썼는데 예를 들면 소설은 아닙니다만 <미래를 파는 상점>이라는 책이 있는데요. 약간 소설의 탈을 쓴 과학 교양서로 분류되는 그런 책인데 거기에 보면 이런 설정이 나와요. 미래에 화석연료는 대거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우주에서 사용하는 로켓 연료라든지 이런 거에는 불타는 작용을 써야 될 때가 있을 텐데요. 화석연료 대신 쓰레기가 분해되는 데서 나오는 바이오가스 혹은 작물을 섞여가지고 만들어내는 어떤 재생에너지 형태의 가스. 쓰레기장, 썩은 물질에서 나오는 연료이기 때문에 그거를 '썩연료'라고 부른다. 세계인의 연료 썩연료가 판매되고 있는 세상. 이렇게 약간 소설화해서 표현하고 했었는데요. 제가 그 소설을 쓴 게 한 5년 전인데요. 제가 미래에는 이렇게 된다라고 쓴 것 중에 사실은 못 맞춘 것도 많이 있는데
◆ 홍종호> 실현된 게 있습니까?
◇ 곽재식> 실현된 게 좀 있습니다. 저는 진짜 깜짝 놀랐던 게 유럽에서 요즘 술렁술렁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 중에 비행기가 사용하는 연료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굉장히 많아서 비행기 연료에 관련된 규제를 대거 시행을 하겠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특수한 연료를 넣을 때만 비행기가 유럽에 착륙하는 걸 허용해주는 방향으로 나가겠다, 이런 얘기 자꾸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e퓨얼 같은 것이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썩연료 아닌가. 꿈꾸던 게 현실이 되어가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 홍종호> 정말 말씀 들어보니까 학자, 연구자로서의 전문성을 대중과의 호흡을 통해서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참 저도 기후 문제에 오랫동안 천착해 온 사람으로서 굉장히 감사하기도 하고 또 앞으로 더 저보다 훨씬 젊으시니까 기대도 많이 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곽재식 작가 겸 숭실사이버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곽재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