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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비용 증가 1.6%? 9.1%?…5배 넘게 차이 난 이유는[오목조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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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차례상 비용 증가 1.6%? 9.1%?…5배 넘게 차이 난 이유는[오목조목]

    지금 이 순간 뜨거운 소식을, 오목교 기자들이 오목조목 짚어 봅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최근 발표된 차례상 물가 상승률이 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년 대비 1.6% 소폭 상승했다고 발표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해당 결과에 대한 납득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조사를 한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자료이기 때문에 믿어주시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최근 발표된 차례상 물가 상승률이 조사기관에 따라 최대 7.5%p 차이를 보이며 혼선을 빚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1.6% 상승에 그쳤다고 밝혔으나, 다른 기관들의 조사에서는 최대 9.1%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로 최대 5배 넘게 차이가 나는 셈이다.

    11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aT는 지난 8일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전년 대비 1.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aT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은 20만 9천원 선으로, 전통시장이 대형 유통업체보다 10%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는 6일 진행됐다.

    반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전년 대비 전통시장은 7.4%, 대형마트는 8.4%가 각각 올랐다고 밝혔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8개 자치구 내 대형마트, 전통시장, 가락시장(가락몰) 총 25곳을 대상으로 가격조사요원이 지난 3일 직접 방문해 추석 차례상 주요 성수품의 구매비용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한국물가협회는 이보다 앞선 지난달 26일 추석 차례상 비용이 전년 대비 9.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물가협회는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23개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차례상 비용 가격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기관별 추석 물가 차이 4~5배 ↑…'일반품 vs 제수품'

    추석을 일주일여 앞둔 9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이 장을 보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류영주 기자추석을 일주일여 앞둔 9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이 장을 보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류영주 기자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정부 공기업인 aT가 발표한 1.6%의 추석 차례상 물가 상승률은 서울시 산하 기관과는 4배 이상, 기획재정부 허가로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한국물가협회와는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aT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aT는 추석을 간소화하는 추세에 맞게 간소화 차례상을 기준으로 특상품이 아닌 일반적인 품종의 가격을 조사했다"며 "매일 가격을 조사하는 aT와 달리 사설 업체나 타 기관의 경우 명절에만 조사를 하고 있는 데다 일부 품종들은 특상품을 기준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일반 품종을 조사하는 aT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물가협회 관계자 역시 "조사 시점과 품종이 달라 aT가 발표한 자료와 가격이 다를 수 있다"면서 "특상품이라기보단 차례상 비용이기 때문에 최소한 제수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등급의 상품을 조사했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aT 관계자는 "실제 체감물가와 다르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해당 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운 면도 있겠지만 실제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자료이기 때문에 믿어주시면 좋겠다"며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매일 공개되는 가격 자료이고 감사원이나 상급기관의 관리 감독을 받고 있어 임의적으로 가격을 수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추석 차례상 조사 올해 변경…전년과 직접 비교 어려워져


    또한 aT가 차례상 간소화 추세를 반영해 추석 물가 상승률 집계 방식을 5년 만에 바꾼 것도 다른 기관과의 차이를 도드라지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표된 aT의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을 살펴본 결과 지난 5년간 유지됐던 품종들이 28개에서 24개로 줄어들고, 13개 품종별 단위도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변경된 품종은 △시금치 △사과 △소고기(설도) △소고기(양지) △동태 △고사리 △대추 △밤 △두부 △송편 △식혜 △약과 △산자 등으로, 단위가 무게에서 개수로 변경되거나 기준 무게가 2~4배 증가했다.

    품종과 단위 등 집계방식을 변경할 경우 과거 자료와의 직접 비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aT 관계자는 "요즘에는 차례를 지내는 곳도 많이 없어지고 간소화하는 추세기 때문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자문에 따라 품종을 정했다"며 "단위가 바뀐 이유도 자문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같은 시점 다른 가격도 나타나…aT "임의 조정 아냐"


    지난해 발표한 추석 차례상 비용 관련 보도자료에 오른 일부 품종의 가격이 올해 보도자료에서 수정된 정황도 포착됐다. 2023년 9월 13일에 조사된 품종 14개의 경우 전통시장 6건, 유통업체 13건이 작년과 올해 보도자료에서 서로 가격이 다르다.

    수정된 19건 중 10건은 올해가 가격이 더 높게 작성됐고, 나머지 9건은 낮게 반영됐다. 변경된 액수는 각각 -2859원에서 1898원으로 상이하다.

    이에 대해 aT 관계자는 "작년 보도자료의 경우 농축산물할인쿠폰이 2022년에는 없었기 때문에 동일 기준 비교를 위해 할인을 제외하고 계산했다"며 "올해는 작년과 같이 할인쿠폰이 적용되기 때문에 작년 물품 가격을 할인쿠폰이 적용된 경우로 책정한 것으로, 가격을 임의로 조정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오히려 가격이 오른 사례에 대해서는 "'두부'를 예를 들면 작년에는 작은 두부로 조사했지만 올해는 품종 변경과 함께 큰 두부로 바꿨고, 동일 기준을 맞추기 위해 작년 두부 값을 큰 두부 기준으로 올려 가격이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여당은 10일 국회에서 농·축산단체와 함께 민당정협의회를 열고, 추석 성수품 수급 상황과 쌀값·한우값 안정 대책을 논의했다.

    당정은 쌀값 및 한우 수급 안정을 위해 밥쌀 재배 면적 2만ha(헥타르)를 즉시 격리하고, 암소 1만 마리를 추가로 감축하기로 하기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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