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홈런을 친 양의지. 연합뉴스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페넌트 레이스 우승팀' KIA 타이거즈마저 제압하고 4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KBO리그'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9 대 4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올 시즌 69승 66패 2무를 기록, 3위 추격을 향한 불씨를 당겼다.
시작은 KIA가 좋았다. 1회초부터 '리드오프' 김도영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 김도영을 1번 타자로 기용할 것을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팬분들이 김도영의 타석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라며 "그래서 1번으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두산 선발 최승용의 2구째 슬라이더를 통타, 중견수 뒤로 향하는 큼지막한 홈런성 타구를 생산한 것. 공은 중월 담장 상단을 맞고 튀어 나왔고, 김도영은 빠른 발을 이용해 3루까지 내달렸다.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KIA 선두 타자 김도영이 3루타를 친 뒤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KIA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박찬호는 볼넷을 골라 무사 1, 3루 기회를 차렸고, 김선빈의 내야 땅볼 당시에는 김도영이 홈을 밟으며 선제점을 올렸다. 김도영은 이 득점으로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타이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김도영의 135번째 득점으로, 2014년 서건창(KIA)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작성한 최다 득점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후속 최형우는 최승용의 초구 커브를 공략해 우전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KIA는 시작부터 두산에 2점 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KIA의 기세는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3위를 향해 갈길 바쁜 두산이 곧장 추격을 시작했다.
2회말 김재환과 제러드 영의 2루타가 터지면서 1점을 만회했고, 김재호는 중전 1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유찬은 KIA 선발 에릭 스타우트의 6구째 높은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아내 스코어를 3 대 2로 뒤집었다.
역전을 허용한 KIA에 또 다른 어려움이 겹쳤다. 선발 스타우트가 투구 직후 왼쪽 허벅지 불편함을 느끼며 쓰러진 것. 이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를 지시했고, 마운드에는 좌완 불펜 김기훈이 올라왔다. 스타우트는 상태 지켜본 후 병원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2회말 2사 3루 두산 김재호가 동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친 뒤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두산 타선은 스타우트가 내려간 KIA 마운드를 두드렸다. 3회말 1사 상황, 김재환이 두 번째 타석에서도 2루타를 생산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주장 양석환과 노장 김재호는 나란히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점수를 3점 차로 벌렸다.
2사 1, 3루 상황에서는 KIA의 뜬공 처리 실책으로 행운의 점수까지 따냈다. 이유찬이 퍼 올린 타구를 지켜보던 KIA 내야진이 아무도 공을 잡지 않았고, 결국 3루 주자 강승호가 홈을 밟았다. 스코어는 6 대 2까지 벌어졌다.
4회에는 양 팀 간판타자들이 나란히 솔로포를 가동했다. 4회초 KIA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부리토가 두산 최승용의 3구째 직구를 타격, 우익수 뒤를 넘기는 비거리 140m짜리 대형 솔로 아치를 그렸다.
그러자 두산 양의지가 응수했다. 4회말 양의지는 KIA의 돌아온 불펜 자원 최지민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양의지는 이 홈런으로 시즌 200루타를 돌파했다. 7년 연속 200루타를 작성했고, 이는 KBO리그 역대 16번째 기록이다.
두산은 6회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팀이 7 대 3으로 앞선 6회말 선두 타자 정수빈이 2루타로 출루했고, 후속 허경민의 타석에서 KIA 수비 실책이 나오며 1점을 더했다. 이어 양의지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더 뽑아내고 스코어를 9 대 3으로 만들었다.
신난 두산 팬들. 연합뉴스선발 투수 최승용도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최승용은 이날 6이닝 동안 72구를 던지며 4피안타 5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를 고루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를 기록했다.
7회부터 불펜을 가동한 두산은 남은 3이닝에서 1점만 내주며 경기를 9 대 4 승리로 마무리했다. 4연승을 달린 두산은 오는 20일부터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3위 자리를 걸고 '운명의 3연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