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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서 神으로 불린 전설' 20년 임기 마무리, 韓 사령탑 '태풍의 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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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에서 神으로 불린 전설' 20년 임기 마무리, 韓 사령탑 '태풍의 눈' 되나

    2004년 이후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끌며 현지에서 '배드민턴의 신'이라는 찬사를 받은 박주봉 감독. 노컷뉴스2004년 이후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끌며 현지에서 '배드민턴의 신'이라는 찬사를 받은 박주봉 감독. 노컷뉴스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박주봉 일본 대표팀 감독(60)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고국으로 돌아와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24일 "박주봉 감독이 내년 1월 대표팀 사령탑에서 퇴임한다"고 전했다. 일본 대표팀 관계자에 대한 취재에 따른 보도다.

    이 매체는 "임기 만료에 따른 것으로 (박 감독의) 계약 연장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배드민턴협회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내년 2월 새로운 대표팀 체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박 감독은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후 취임해 침체에 빠졌던 일본을 5개 전 종목에서 세계 정상급으로 도약시켰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복식에서 실적이 현저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여자 복식 다카하시 레이카-마츠토모 미사키구미가 일본 선수로는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면서 "파리올림픽에서도 여자 복식, 혼합 복식에서 동메달 2개를 따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배드민턴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따냈다. 이를 비롯해 배드민턴 국제 대회 우승 72회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박 감독은 2001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전설이다.

    지도자로도 승승장구했다. 말레이시아 사령탑을 지낸 박 감독은 2004년 아테네 대회까지 올림픽 노 메달에 그친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사상 첫 메달(여복 은메달)을 이끌었다. 리우에서는 사상 첫 금메달과 동메달(여자 단식)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끄는 박주봉 감독이 2016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승리한 일본 마쓰토모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를 격려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끄는 박주봉 감독이 2016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승리한 일본 마쓰토모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를 격려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박 감독의 일본은 금과 은, 동메달 2개씩을 따내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이듬해 세계선수권에서도 일본은 금메달 2개, 은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이런 박 감독에게 일본 언론은 '가미사마(神樣)'라는 호칭을 붙였는데 배드민턴의 신이라는 뜻이다. 2019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당시 CBS 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난 박 감독은 "선수들의 패배 의식을 깨기 위해 노력했고, 전폭적인 지원 속에 일본 대표팀이 발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박 감독은 20년 일본 대표팀 생활을 마무리한다. 마침 김학균 총감독을 비롯한 한국 대표팀 코치진의 임기도 오는 10월까지다. 김 감독이 이끈 대표팀도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올해 파리올림픽에서 값진 성과를 냈지만 박 감독이 온다면 차기 사령탑이 누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박 감독은 2019년 당시는 일본 대표팀 소속이라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 대표팀 지휘봉에 대한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당초 올림픽 이후 현 대표팀 코치진에 대한 재평가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의 이른바 작심 발언 파문으로 재평가가 미뤄졌다. 협회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협회에 대한 조사 발표를 이달 말로 예정하고 있어 그 이후 코칭스태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국가대표 미디어 데이에서 김학균 감독(가운데)이 각오를 밝히는 모습. 진천=황진환 기자'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국가대표 미디어 데이에서 김학균 감독(가운데)이 각오를 밝히는 모습. 진천=황진환 기자

    김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은 지난해부터 눈부신 성과를 냈다. 세계선수권에서 안세영이 한국 선수 최초로 단식을 제패했고, 서승재는 강민혁(이상 삼성생명)과 남자 복식은 물론 채유정(인천국제공항)과 혼합 복식까지 2관왕을 이뤘다.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2관왕과 전영 오픈 등 10개 국제 대회를 석권했고, 올해 올림픽에서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단식 금메달을 따냈다.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도 혼합 복식 은메달을 수확했다.

    다만 안세영 발언 이후 조사에서 대표팀 악습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 변수다. 김 감독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해 최근까지 대표팀에서 후배 선수가 빨래, 청소 등을 맡았던 관행에 대해 "저도 나름대로 (관행이 없어지도록) 유도했다"면서 "좀 더 많이 챙겼어야 했는데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여기에 공식 후원사와 관련된 규정 개정 등 배드민턴계 전체가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김 감독 체제 대표팀의 성과가 크지만 관행과 악습 등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 재발탁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

    안세영 발언으로 큰 소용돌이가 몰아친 한국 배드민턴. 여기에 전설 박 감독의 임기 만료에 따라 향후 대표팀을 이끌 새 선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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