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은 제공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25일 "가계부채 상승 모멘텀이 확실하게 둔화할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릴 여유는 없다.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그만큼 녹록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 위원은 이날 한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이같이 밝히면서 "10월 (금통위) 의사결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9월 주택시장과 가계부채가 둔화하고 있다는 자료가 나오고 있다면서도 "추세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10월과 11월 들어 다시 상승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들을 하고 있는데, 저도 갑갑하다.누가 가르쳐줬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신 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정책금리 0.5%포인트 인하)이 10월 한은 기준금리 결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미국의 빅컷은 선제적 움직임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위험이 너무 크게 부각된 상황이라서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이해해달라"며 "내수적 관점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후행적이라는 데는 저도 생각을 같이한다"고 덧붙였다.
금통위에서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신 위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저도 기본적으로 비둘기인데, 저라고 기준금리를 내리고 싶지 않겠느냐"며 "개인적으로는 7월 정도에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에 대해 집값 급등과 가계부채 증가세에 따른 금융안정 위험을 거론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전혀 예상 못 했는데, 6월부터 집값 급등 신호가 나오기 시작해 7월까지 이어졌다"며 "물가와 내수 관계만 보면 지금 기준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었는데, 집값 급등에 따른 금융안정 문제가 등장하면서 급하게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분명한 위험 요인으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내수만 보고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위험이 통제할 수 없는 범위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다.당시 그렇게밖에 결정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위험한 이유에 대해 주택의 특성을 꼽으면서 "주택은 기본적으로 레버리지를 수반하는 게 당연한 자산이고,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주식과는 비교가 안 되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주택가격 상승 모멘텀이 강한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불안심리를 부추겨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 모멘텀을 확대할 수 있고, 이 거품이 국민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