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지난달(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돌아서며 둔화세를 보였다. 다만 채소류가 1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무겁게 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4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상승했다. 이는 전월(2.0%)보다 0.4%p 낮은 수준이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지난 2, 3월 3.1%로 정점을 찍으며 치솟다가 하반기 들어 2% 중반대로 떨어지며 둔화하는 추세였다.
물가 상승률이 1%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물가상승률 오름폭 자체도 2021년 2월(1.4%)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시민들이 자주 구매해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 위주로 구성된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 역시 1.5% 올라 1%대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월(0.8%)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통계청 제공지난달 소비자물가를 낮춘 1등공신은 석유류의 하락세다. 올해 2월(-1.5%)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석유류는 7.6%나 떨어져 전체 물가를 0.32%p 내렸다.
석유류가 크게 감소하면서 공업제품도 0.3% 상승에 그쳐 전체 물가를 0.11%p 올렸다. 이번 공업제품 상승폭은 지난해 7월(0.1%)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농산물 물가가 3.3%나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14%p 끌어올렸다. 특히 최근 금(金)배추 논란을 빚던 배추가 53.6%나 올랐고, 무(41.6%), 상추(31.5%), 풋고추(27.1%) 등도 크게 가격이 뛰어 채소류가 11.5%나 올랐다. 전월과 비교한 채소류 물가상승률은 18.6%로 2020년 8월(24.3%) 이후 최고치다.
다만 축산물이 0.6% 상승에 그쳐 전체 농축수산물은 2.3% 상승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밥상물가'를 보여주는 어류, 조개, 채소, 과실 등 신선식품지수는 3.4% 올라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1.8% 상승에 그쳐 2021년 8월(1.8%)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인 또다른 근원물가 지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2.0% 상승에 머물러 2021년 11월(1.9%)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저 기록이다.
서비스는 2.2% 올랐다. 집세(0.5%)와 공공서비스(1.3%)의 오름폭은 크지 않았지만, 개인서비스가 2.9% 올라 전체 물가를 0.98%p 끌어올렸다.
물가동향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향후에도 기상이변, 국제유가 상승 등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내외의 물가 안정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면서도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