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기대가 고점에 다다랐을 가능성 때문에 전 세계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는 글로벌 IB(투자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국내 증권가는 미국 주식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5일(현지시간) 10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 보고서를 통해 MSCI ACWI에 대한 '매도 신호'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MSCI ACWI는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시장을 모두 담은 전 세계 지수다.
매도 신호의 이유는 이른바 '역발상 투자'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빠져나와야 한다는 논리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펀드 매니저의 현금 보유 비중이 9월 4.2%에서 10월 3.9%로 감소했다. 현금 보유 비중이 작다는 것은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가 매우 적극적이라는 뜻이다.
BofA는 현금 비중이 4%보다 낮으면 '위험 신호'라고 진단했다. 특히 2011년 이후 이 같은 위험 신호는 모두 11차례 발생했는데, 그 이후 MSCI ACWI의 평균 수익률은 한 달 기준 –2.5%, 3달 기준 –0.8%이다.
이에 대해 국내 증권가는 미국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평가에 의문을 제기했다.
KB증권은 BofA 조사에서 향후 12개월 전 세계 경제 성장 기대치가 한 달 만에 –47%에서 –10%로 37%p나 상승한 점에 주목했다. 이는 1994년 이후 5번째 큰 오름폭이다. 특히 –18%에서 40%로 급등한 중국 경제 성장 기대치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했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중국 부양책에 대한 반응이 매우 폭발적이었기 때문에 BofA가 전 세계 주식의 매도 신호를 발신했지만, 중국 부양 기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미국 주식의 비중을 축소하는 건 적절한 대응이 아니다"고 밝혔다.
경기의 경착륙(하드랜딩‧Hard Landing) 가능성이 매우 낮고, AI(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도 미국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요소다.
또 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에는 평균적으로 지수가 완만하게 상승했다는 통계도 있다. 정책적 불확실성 해소가 주가 상승을 이끈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 삼성증권은 대선 당일 S&P500 지수를 100포인트로 놓고 1960년부터 2020년까지 16차례 치러진 대선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선 3개월 전에는 99.7포인트이지만 3개월 이후에는 평균 103포인트로 상승한다. 2000년과 2008년 두 차례만 대선 이후에 하락했지만, 각각 IT 버블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김동영 연구원은 "정책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선 전에는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대선 후에는 단기적으로 안정된다고 할 수 있다"면서 "과거 패턴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대선 후 단기적으로 긍정적 주가지수 흐름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