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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친아' 정소민 "정해인, 더할 나위 없어…열애설은 해프닝"[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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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친아' 정소민 "정해인, 더할 나위 없어…열애설은 해프닝"[EN:터뷰]

    배우 정소민. 이음해시태그 제공배우 정소민. 이음해시태그 제공
    누구와도 기대 이상의 '케미'를 만들어 내는 정소민의 능력치는 tvN 토일드라마 '엄마친구아들'(이하 '엄친아')에서도 빛을 발했다. 정소민은 'K-장녀' 배석류 역으로 변신해 소꿉친구 최승효(정해인 분)와의 코믹한 로맨스를 그러냈다. 석류의 성장기와 함께 정해인과 설레는 '케미'를 형성했다. 실제로 'K-장녀'인 정소민에게 석류는 아픈 손가락처럼 다가왔다.

    "'K-장녀'다 보면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무게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돼요. 부모님이 바라는 것들을 이뤄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되는데 그게 때로는 어깨를 짓누를 때도 있어요. 엄마는 석류가 타국에서 성공했지만 그 시간 동안 얼마나 혼자 고군분투하며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 너무 마음 아파했어요. 저에게도 대입을 하게 되나 봐요. 물리적으로 먼 거리는 아니어도 엄마가 알 수 없는 세계에서 일하는 딸을 보면서 늘 안쓰러웠던 거 같아요. 제가 또 일거수일투족 털어놓는 스타일이 아니라 말은 하지 않는데 속으로 앓고 있을까 걱정인 거죠. 부모님은 그런 게 눈에 보이잖아요. 엄마가 드라마 보시면서 울컥하시더라고요."

    '엄친아'에서는 납득 가능한 로맨스를 위해 스스로 아이디어를 많이 내기도 했다. 정소민은 승효에 대한 석류의 마음을 탄탄하게 메꾸고 싶어서 대사를 추가하거나, 입맞춤하는 장면의 디테일을 바꾸는 등 노력을 거듭했다. 그 결과 '암 판정'이라는 다소 식상할 수 있는 설정 속에서도 두 사람의 로맨스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석류를 향한 승효의 감정선은 차곡차곡 나왔는데 석류 부분은 제가 좀 메꾸고 싶었어요. 후반부에 석류가 역프러포즈를 할 때 승효에 대한 고마움을 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대사 추가를 상의했는데 감독님과 작가님 모두 좋다고 하셨어요. 뽀뽀 장면도 대본에는 원래 석류가 뽀뽀하고 끝인데 성격 상 얼굴을 붙잡고 뽀뽀를 할 거 같았어요. 그런 아이디어도 냈고요. 해인씨는 누구한테 얼굴이 붙잡혀서 뽀뽀 당해본 게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둘의 관계와 사랑을 보충하고자 했어요."

    서로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소꿉친구와 로맨스로 발전하는 것이 현실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정소민은 석류와 승효 간에는 그런 관계의 발전이 성립할 수 있다고 봤다. 정소민 역시 남녀를 떠나 이렇게 '소울메이트'로 지낼 수 있는 친구 관계에 부러움을 느꼈다고.

    "석류에게 승효는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관계거든요. 가족이라서 꺼내지 못하는 말이나 마음을 스스럼없이, 밑바닥까지 보여줄 수 있잖아요. 나의 수치스러운 부분, 미성숙한 감정을 편안하게 터놓을 수 있는 관계가 너무 귀하고 드물죠. 남녀를 떠나 주변에서 본 적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부럽기도 해요. 석류와 승효에게는 로맨스로 발전하는 게 가능한 관계였을 거 같아요. 서로 더할 나위 없는 소울메이트이지 않을까요. 너무 든든할 거 같아요."


    배우 정소민. 이음해시태그 제공배우 정소민. 이음해시태그 제공
    석류에게 가진 애정만큼 정해인과의 로맨스 호흡 또한 좋았다. 서로 열린 마음으로 '케미'를 구축해 나갔고, 꼭 로맨스 장르가 아니라도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을 정도다. '케미'가 너무 좋다 보니 방송 도중 열애설이 나기도 했다. 정소민은 정해인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열애설엔 선을 그었다.

    "더할 나위 없었죠. 다른 작품에서 다른 느낌으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 정도였어요. 그만큼 열려 있어서 서로 의견을 주고 받는 것에 불편함이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시너지였고요. 다시 만나면 그 시너지가 극대화되지 않을까 해요. 상대 배우와의 '케미'가 시너지를 내는데 도움이 되는 걸 많이 느껴요. 늘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왔는데 이번에 유독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열애설 때문에 어색하진 않았어요. 승효와 석류의 러브라인을 잘 살리기 위해,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생긴 해프닝이잖아요. 그거 때문에 어색해지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거 같아요. (웃음)"

    100% 만족만 할 수는 없었다. '엄친아'는 승효의 일부 대사가 시대 착오적이며 여성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어색한 베드신에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로 인해 1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를 무난히 넘길 것이란 예측을 깨고 최고 시청률이 8.5%에 그쳤다.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제 작품을 보면 늘 조금씩 아쉬움은 있어요. 애정이 큰 만큼 아쉬운 게 크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아쉬움이 늘 모든 장면마다 있어요. 그런데 때로 어떤 장면은 다시 해도 저만큼 찍기 힘들겠다, 저 순간엔 저게 최선이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배우로서, 인간 정소민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오랫동안 건강하게,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해나가는 것이다. 사람으로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소민은 편안하게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하면서 나이가 들면 좋겠단 바람을 드러냈다. 30대에 진입하면서 심경에 변화가 생겼다.

    "30대가 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내 삶을 채워보자, 내려놓고 좀 더 즐거운 걸 즐겨보자고 다짐했어요. 그랬더니 이전보다는 편해졌어요. 악바리 근성이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 주지만 때로는 갉아먹기도 하거든요. 휴식이 사라지면서 번아웃이 오고 몸과 마음이 아프게 되더라고요. 저 역시 석류를 이해하니까 안쓰럽고, 안타까워 했던 것도 있어요. 번아웃이 곧바로 회복되지는 않았어요. 가치관의 변화를 체화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어요. 방향을 잡은 후에, 그걸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함을 깨달았어요."

    '정소민'하면 '로맨스'부터 떠오르지만 다양한 장르를 향한 도전도 멈추고 싶지 않다. 가장 큰 원동력은 연기 이후 주어지는 휴식과 힐링의 시간이다. 정소민은 그 시기에 에너지를 꽉 채워서 또 다시 작품에 발산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쉬는 시간을 온전히 채울 때 힐링을 많이 받아요. 거기서 또 에너지와 동력을 많이 얻는 거 같아요. 더 많은 에너지를 채워서 다시 일터로 갔을 때, 더 집중할 수 있는 거 같더라고요. 장르에 대해서는 너무 열린 마음이에요.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바람은 늘 있어요. 다만 장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빨리 촬영장에 가고 싶다고 느껴지게 하는 대본이에요. 그런 대본을 만나고 싶은 바람이 제일 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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