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尹-韓, 결국 '빈손 면담'…각자의 길 '선명', 당정 관계 '안갯속'

대통령실

    尹-韓, 결국 '빈손 면담'…각자의 길 '선명', 당정 관계 '안갯속'

    尹-韓, 81분간 면담…시작은 편안했지만 말 아낀 '결과'
    韓측 "요구했다"…용산 "당정 하나 의견 같이 해"
    면담 성사 이전부터 '불편'…애초 성과 기대 어려워
    당일 韓-李, 회담 발표로 분위기 더욱 '어색'
    尹 국정 동력 확보 과제…韓 '고난의 시간' 이어질 듯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1일 면담은 가시적 성과 없이 사실상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결과에 대해서도 한 대표 측은 "요구를 했다" 정도의 발표를 하고, 대통령실은 "당정이 하나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각자 최소한의 내용만 공개했다. 마주 앉긴 했지만 컸던 인식차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면담에 앞서 '김건희 여사 사안' 등 민감한 의제들이 공개적으로 선언되며 당정 '신경전'이 고조되는 등 애초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구도로도 보인다. 면담 이후 윤 대통령의 길과 한 대표의 길이 더욱 선명해지면서 당정 관계는 안갯 속에 빠진 모습이다.

    尹-韓, 81분간 면담…시작은 편안했지만 말 아낀 '결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오후 4시 54분부터 오후 6시 15분까지 81분간 진행됐다.

    면담에 앞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대통령실 참모들과 파인그라스 잔디밭을 10여분간 함께 걸으며 담소를 나눴다. 이후 차담 형식으로 진행된 면담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다과상에는 한 대표를 위한 '제로콜라'가 올랐는데, 윤 대통령이 직접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우리 한동훈 대표"라고 말하며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면담의 시작은 가벼운 분위기였던 것으로 보이지만, 종료 후 결과 발표는 무거운 기류를 짐작케 했다. 회담이 끝난 뒤 한 대표가 직접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한 대표는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고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박 비서실장에 따르면 한 대표는 사전에 공개석상에서 적극 요구했던 '김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한 3대 요구(대통령실 인적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 및 상세한 설명)를 면담 자리에서 말했다. 또 특별감찰관 임명 필요성도 언급했다. 아울러 개혁 추진 동력을 위해서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정부의 개혁 정책·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당이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와 고물가·고금리 등 민생정책에 있어서 당정대의 협력 강화, 여야의정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도 건의했다.

    그러면서도 박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선 "용산을 취재해달라"며 함구했다.

    친한계 한 의원은 "답답한 결과"라며 "성과라면 한 대표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통령께 충분히 전달한 점이다. 높았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요구와 관련 윤 대통령의 수용 여부에 대한 별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1시간 20분간 분위기는 좋았던 것 같다"며 "파인그라스에 들어가기 전에, 잔디마당에서 산책도 하고 대화의 주제는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당정이 하나되자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며 "두 분이 들어가고 나오실 때 표정은 밝았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각자 시각차 확인하며 '빈손'…당정 관계 '안갯속'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대통령실 제공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대통령실 제공
    각각 최소한의 결과만 발표할만큼 이번 면담은 주요 쟁점에서 각자의 입장만 확인한 자리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면담 성사까지 당정 간 불편한 기류가 이어져왔고, '인식차'가 큰 의제였기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지배적이었다. 10·16 재보궐선거 이후 한 대표는 김 여사와 관련한 '쇄신 요구'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한층 키웠고, 대통령실은 당정 갈등을 경계하며 대응을 자제했지만 내부에선 불쾌한 분위기가 고조됐다.

    김 여사 사안에 대한 진단도 달랐다. 대통령실은 '여사 라인' 청산 요구에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 여사를 담당할 제2부속실 설치로 대외 활동 관련 조치를 진행하고 있고, 조직 개편 역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이었다.

    특히 면담에 앞서 한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여야 대표 회담 성사가 일제히 공지되면서 분위기가 더욱 어색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당 내에선 한 대표의 이런 행보를 두고 "최소한의 예의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면담 이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각자의 길이 더욱 선명해진 모양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은 다양한 방식으로 민심을 듣고 있다"며 "김 여사 관련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행동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의 요구는 '건의'일 뿐, 거부나 수용하는 등 협상을 할 사안은 아니라는 인식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각계 의견을 듣고 스스로 최적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요구를 사실상 거절 당한 한 대표는 한층 더 '차별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친한계 일각에선 대통령 결단의 없을 경우, '김건희 특검법'이 거부권을 통해 국회로 돌아오면 여당 '이탈표'가 더 늘어날 것이란 경고 기류도 흘렀다. 다만 한 대표가 '특검 통과'라는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을지는 미지수다. 여권이 사실상 '공멸'하는 길이자, 한 대표의 당내 내부 동력 확보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면담 이후 당정 관계가 '안갯속'에 빠지면서 윤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 동력 확보에 과제가 생겼지만, 한 대표 역시 '고난의 시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