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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에도 칼 빼든 금감원…경영권 분쟁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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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아연에도 칼 빼든 금감원…경영권 분쟁 새 국면

    30일 경영권 방어 대책 논의를 위해 긴급이사회를 연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로비 모습. 연합뉴스 30일 경영권 방어 대책 논의를 위해 긴급이사회를 연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로비 모습.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고려아연의 기습적인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에 대해 강한 의심의 눈초리로 조사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 사태가 새 국면에 돌입했다. 금융감독원은 공개매수에 이어 곧장 유상증자를 추진한 경위에 대해 불법행위가 있는지 확인되면 엄정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예고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기간 유상증자를 추진한 경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부정한 수단 또는 위계를 사용하는 부정거래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해당 회사, 관련 증권사에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차입을 통한 자사주 취득과 소각 계획, 이후 유상증자에 따른 상환 계획을 모두 알고 절차를 진행했다면, 공개매수 당시 신고서에 중대한 사항을 일부러 빠뜨려 부정거래로 볼 소지가 다분하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11일 공개매수 관련 신고서에 "공개매수 이후 재무구조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했는데, 지난달 30일 증권신고서에는 유상증자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지난달 14일부터 29일까지 관련 실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함 부원장은 또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도 필요하면 계속하고, 심사, 조사, 검사, 감리 등 법령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번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하는 이달 14일 전까지 신고서 정정요구 등을 통해 이 같은 사항을 보완하도록 할 계획이다. 사실상 기존에 제출된 신고서를 보완하거나 철회하지 않는다면 당국이 반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드러낸 셈이다.

    앞서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 계획과 관련해 두 차례에 걸친 정정신고서를 요구하며 철회시킨 바 있는데, 고려아연에 대해서도 이 같은 제동을 걸지 주목된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도 전날부터 착수한 상태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8일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고려아연 관련 양측의 공개매수에 대해 "상대측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될경우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조치할 것"이라고 임원회의에서 밝힌 바 있다.

    이 원장은 당시 "지나친 공개매수 가격 경쟁은 주주가치 훼손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지적하면서 "공개매수 과정뿐 아니라 이후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서도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철저히 살펴볼 것"을 예고했다.

    금감원은 그 이튿날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지난달 15일 회계심사에 착수했었다.

    한편, 고려아연은 지난 30일 2조5009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모든 유상증자가 기업에 불리하게 해석되는 건 아니지만, 조달 자금의 대부분인 2조3천억원이 채무상환자금으로 명시됐다. 또 최 회장 우호지분이 될 우리사주조합에는 20%를 배정하고, 다른 청약자에겐 총 공모주식수(373만2650주)의 3%로 물량을 제한해 오직 경영권 방어를 위한 증자임을 의심케 했다.

    고려아연 주가는 유상증자 공시 직후 하한가로 급락했고, 전날에도 이틀 연속 하락하며 15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100만원 아래로 내려가면서 이른바 '황제주' 자리를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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