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CBS는 종교개혁 507주년을 맞아 종교 개혁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선교 140년 맞은 한국교회에 주어진 개혁 과제는 무엇인지 들어봅니다. 한혜인 기잡니다.
종교개혁 507주년을 맞아 선교 140년 맞은 한국교회에 주어진 개혁 과제는 무엇인지 들어본다. CBS 뉴스 화면 캡처[기자]
1517년 유럽의 종교개혁은 복음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부패한 중세 가톨릭 교회를 향한 종교인들의 자성의 메시지에서 시작됐습니다.
신앙의 양심을 따라 목숨을 걸고 종교개혁에 나선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국교회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14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오늘의 한국교회의 모습은 종교개혁 정신에 비춰볼 때 부끄러운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복음의 본질을 잃어가는 교회가 늘고 있다는 겁니다.
영혼 구원을 위해 힘써야 할 교회지만, 지금은 교회 내부의 개혁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인터뷰] 정병식 교수 / 서울신학대학교, 한국루터학회 회장
"교회인가 아닌가의 척도는 복음의 유무에 있어요. 교회는 복음을 들려줘야 되고 복음을 듣는 장소여야 되고 바로 그것이 교회의 정체성을 결정한다는 거죠."
한국교회는 세계 교회 역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짧은 기간에 큰 부흥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이 믿음의 공동체여야 할 교회가 조직만을 중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정재영 교수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다른 생각 가진 사람들을 품어내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거든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협의를 하면서 생각들을 서로 조정하고 맞춰가면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복음의 본질을 잃지 않되 교회 안팎에서의 소통을 단절해서는 안 된다는 겁입니다.
정재영 교수는 "소통의 부재는 탈종교화 현상, 가나안 성도 증가와 같은 한국교회가 앓고 있는 문제와 직결된다"고 설명합니다.
개인의 주장과 이기심을 앞세우기 보다 '선교'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교회를 떠난 성도를 비롯해 비종교인의 가치관과 관심사를 이해할 때 비로소 설득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와 신학대 교수들은 '이웃 사랑'의 관점에서 자살, 기후위기, 한반도 평화, 양극화와 같은 사회적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이훈삼 총무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한국교회의 자랑스러운 전통은 사회 문제에 교회가 외면하지 않고 참여해서 대안을 마련하고 극복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세상을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가 넘쳐나는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종교개혁 507주년, 선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교회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관점에서 교회 안팎으로 건강한 모습을 회복하자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겠습니다.
CBS 뉴스 한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