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 컨테이너부두 기능 재편 계획에 따라 자성대부두에 있던 대형 안벽크레인 6기 중 첫 번째 크레인을 감만부두로 이전했다. 안벽크레인이 부산항 대교를 지나는 모습. 부산항만공사 제공부산항 북항 재개발에 따른 자성대 부두 이전 작업이 본격화됐지만, 생계지원금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BPA와 부산항운노조 등에 따르면, 부산항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인 허치슨터미널(주)은 부산항만공사(BPA)가 주도하는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에 따라 자성대부두에서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로 이전 중이다. 5일 기준, 자성대부두에 있던 대형 안벽 크레인 6기 중 3기는 감만부두로 이동해 현재 조립 작업이 진행 중이며, 나머지 3기도 연내 이전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항만 이동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생계지원금 지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크다.
작업장 종료일 합의에도 지급 대상자 논란으로 협상 지연
자성대부두는 1978년에 개장한 대한민국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로, 정부의 항만 기본계획에 따라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로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이번 갈등은 자성대부두 운영사인 허치슨터미널(주)과 부산항운노조가 신감만부두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항만재개발법에 따른 생계지원금 지급 문제로 부산해양수청과 BPA와 갈등을 빚으며 시작됐다.
지난 7월 말, 부산해수청과 BPA는 항운노조와 생계지원금 지급 문제를 극적으로 타결하며 이전 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합의서 문구에 대해 해양수산부와 부산해수청이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협상이 지연됐고, 이로 인해 9월에는 신감만부두에 입항한 허치슨터미널 고객 선사의 첫 하역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당초 부산항운노조는 작업장 종료일을 합의서에 7월 29일로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와 해수청은 이동 작업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산 자성대부두에서 안벽크레인이 출항을 위해 선적된 모습. 부산항만공사 제공사실상 중재자로 나선 BPA는 최근 7월 29일을 작업장 종료일로 삼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노조원 각자의 개별 근무 종료일에 맞춰 생계지원금을 개인별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조정 중이다.
그러나 지급 대상자 선정 문제로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전체 노조원 980명 중 절반에 달하는 임시반 500명을 생계지원금 지급 대상에 포함할지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박병근 부산항운노조위원장은 "전문가 법률 자문을 통해 7월 29일을 작업장 소멸일로 보기로 했다"면서 "임시반도 지급 대상자에 포함시킬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법리 검토와 기관 수장 공석으로 협상 지연
생계지원금 지급을 위한 최종 합의에는 항운노조, BPA, 해수청, 부산시 등 관계 기관의 서명이 필요하지만, 현재 해수청장 공석과 BPA 사장의 임기 만료로 인해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BPA 관계자는 "부산해수청과 노조와 협력해 신감만부두의 운영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해 박병근 부산항운노조위원장은 "새로운 해수청장과 BPA 사장이 임명돼야 최종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법리 검토와 지급 대상 문제로 인한 협상 지연이 부산항 물류 일정뿐 아니라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 일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협상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