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상사의 도를 넘는 괴롭힘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25살 청년에게 폭언과 폭행 등을 가한 가해자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5일 협박, 폭행,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1)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상고기각 결정으로 확정했다.
앞서 속초지역 자동차 부품업체에 근무하던 A씨는 지난해 3월 사무실 앞마당에서 직장 후배인 고(故) 전영진씨가 평소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같은 해 5월까지 4차례에 걸쳐 영진씨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영진씨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폭언과 협박을 일삼은 혐의도 받고 있다.
속초에서 영진씨가 다녔던 회사는 직원이 5명도 채 되지 않는 자동차 부품업체로 그에게는 첫 직장이었고, A씨는 첫 직장 상사였다. 첫 직장에서 도를 넘는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영진씨는 지난해 5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故) 전영진씨 생전 모습. 유족 제공영진씨의 갑작스런 죽음에 의문을 가진 형 영호씨는 동생의 휴대전화에 녹음돼 있던 음성 메시지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의 흔적을 찾았다.
영진씨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통화에서 A씨는 "○○○○ 같은 ○○ 진짜 확 죽여벌라. 내일 아침부터 함 맞아보자. 이 거지 같은 ○○아", "죄송하면 다야 이 ○○○아", "맨날 맞고 시작할래 아침부터?", "내일 아침에 오자마자 빠따 열두대야"라는 등의 폭언을 일삼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직장 상사로서 피해자를 여러 차례 폭행하고 폭언, 협박을 반복했다. 피해자는 거의 매일 시달렸고,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이 사건은 직장 내 괴롭힘 내지 직장 내 갑질의 극단적인 사례를 보여준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이어 2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망에 다른 사정들의 영향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의 범행이 피해자 사망에 상당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의심하기에 충분하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한편 영진씨의 유족은 형사사건 외에도 A씨와 회사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근로복지공단 서울북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 9월 영진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심의한 결과 산업재해로 인정된다고 판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