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장애인사역단체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뮤지컬을 3년 째 제작해 선보였습니다.
장애인들이 직접 배우로 참여하고 장애인들의 공연관람을 위해서 무장애 공연 이른바 베리어프리 공연으로 마련했습니다.
조금의 배려만 있다면뮤지컬이라는 문화예술 분야를 장애인들도 함께 누릴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망치를 이용해 무엇이든 고친다는 대장장이 척과 그의 조수 서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장간을 찾아옵니다.
자신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아 더 예뻐지고 싶은 리지.
"일단 눈도 엄청 커야 되고 코도 높고 입술도 도톰하고 턱도 갸름했으면 좋겠어요."
긴장하면 꼭 문제가 생긴다는 오뚜. 이번엔 배우 오디션을 앞두고 딸꾹질이 멈추질 않습니다.
"똑똑똑똑 몇 번짼 지 모르겟어요. 모든 게 내 맘대로 되는 게 없죠."
창작 뮤지컬 대장장이 척은 척의 대장간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식 구성으로 보여줍니다.
작품의 주제는 존재의 소중함입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어떤 존재도 그 자체로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소중한 존재임을 드러냅니다.
[박은성 목사 / 뮤지컬 대장장이 척 연출]
"지금 너무나도 세상 가운데 기능을 중시하고 하나님의 작품을 제품으로 보잖아요.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존재는 결코 기능 때문에 하나님께 사랑을 받는 게 아니다 있는 그 자체가 하나님께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이 작품이 여느 뮤지컬과 다른 점은 배우에 있습니다. 실제 장애인들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겁니다. 이번 공연에는 다섯 명의 장애인이 배우로 참여했습니다.
[김은비 배우, 시각장애인 / 뮤지컬 대장장이 척 '민' 역]
"(처음에) 되게 부담스러웠거든요. 동선이나 이런 것을 제가 익힐 줄 모르고 또 다른 사람들의 눈을 빌려서 모든 작업을 해야 하는 게 부담스럽고 미안하고 그랬었는데 서로 도와주고 조금만 배려를 해주면 뭐든 다 할 수 있으니까…"
장애인이 직접 출연하다보니 장애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자연스럽게 지적하고 개선하는 역할도 합니다.
시청각장애인으로 나오는 포라 역의 최화영 씨는 실제 시청각장애인으로 말할 수도, 볼 수도 없는 자신의 장애 현실을 연극 무대를 통해 대신 설명합니다.
"당신은 오해했죠. 날 폭력적인 사람이라고. 죄송하지만 저는 이 모습 이대로예요."
공연은 전문 극단이 아닌, 장애인사역 단체 한국밀알선교단에서 제작했습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예술지원사업으로 서울시 지원을 받아 3년째 선보이는 뮤지컬입니다.
[조병성 목사 / 한국밀알선교단 단장]
"장애인 당사자들이 배우로 서는 것 자체가 개인에게는 굉장한 동기부여가 되고 삶에 대한 힘을 얻는 에너지를 갖게 되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고, 공연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장애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과 수화 설명을 곁들이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무대설명 오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장애인들의 공연을 관람을 위해 무장애, 베리어 프리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작품은 7일과 8일 단 이틀 동안 서울 SAC아트홀에서 세 번의 무료공연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예산이 넉넉치 못하다 보니 공연을 지속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밀알선교단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누구나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뮤지컬의 도전을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
[뮤지컬 대장장이 척
/ 지난 7-8일, SAC아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