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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게이트' 3개월…尹부부 기반 흔들었다[타임라인]

국회/정당

    '명태균 게이트' 3개월…尹부부 기반 흔들었다[타임라인]

    [의혹 발발부터 明 구속까지…녹취 타임라인 정리]
    ①대선 기간 비공표 여론조사 尹에 보고
    ②'김영선 공천'을 대가로 받았을 가능성
    ③대선 이후 연락 계속…明 이권 개입?
    ④선관위 조사에 말맞추기…총선까지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 창원=류영주 기자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 창원=류영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매개로 여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지 3개월째인 14일, 명씨가 구속됐다. 명씨는 지난 대선 기간 비(非)공표 여론조사를 활용해 윤 대통령 당선에 도움을 줬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받아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같은 논란은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인 강혜경씨의 증언과 통화 녹취 공개로 급물살을 탔고, 명씨와 윤 대통령 간의 통화 녹음 폭로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말 김 전 의원실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창원지검에 강씨를 고발하고 김 전 의원과 명씨 등을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약 8개월 동안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다가 명씨 관련 의혹 보도가 나가고 나서야 수사팀을 확대하고 압수수색 등을 진행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명씨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해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았다고 적었다. 실제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까지 수사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CBS노컷뉴스는 그간 공개된 70여개 녹취를 바탕으로 사건의 타임라인을 정리했다.

    대선 기간 비공표용 여론조사…"매일 윤석열에게 보고"


    명씨는 2021년 6월 윤 대통령 부부와 처음 만나 친분을 쌓고, 대선 기간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여론 조작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를 김태열 전 소장에게 5년 전 넘겨줬다며 자신과 상관없다고 주장하지만, 윤 대통령 취임식엔 '미래한국연구소 회장' 직함으로 참석했다. 또 강씨가 공개한 통화 녹취들에서 명씨는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강씨에게 여론조사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지시하고 보고를 받는다.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미래한국연구소는 총 81차례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비공표용 여론조사는 23회였다. 이 비공표 여론조사를 두고 명씨는 강씨와의 통화에서 특정 후보 지지율을 손보거나 응답자 수를 임의로 늘리는 모습을 보여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당시 여론조사 원본 데이터와 결과 보고서를 비교 분석했을 때, 실제 응답 표본은 516개였지만 최종 보고서엔 2038개로 적혀 1522개 표본은 '가짜'로 부풀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다른 문제는 비공표 여론조사가 외부로 유출돼 당사자인 윤 대통령에게 보고됐을 가능성이다.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맡았던 신용한 교수는 "대선 당일에도 캠프 핵심 참모진들에게 명태균 보고서가 공유됐고 이를 토대로 전략회의도 했다"고 증언했다. 강씨의 통화 녹음에서도 명씨는 "윤 총장이 전화 왔는데 궁금해한다"(2021년 9월 30일)거나 "맨날 윤석열에게 보고해 줘야 한다"(2022년 2월 28일)면서 여론조사 업무를 지시한다. 당시 윤 대통령은 따로 여론조사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명씨는 이번 검찰 조사에서 2021년 9월 김 여사로부터 '돈 봉투'를 받았다고 진술해 그 성격이 의심된다.

    김영선 공천이 대가?…尹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여론조사에 쓰인 3억 7천여만원 중 일부는 2022년 지방선거 예비후보들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방선거 공천을 위해 명씨에게 1억 2천만원을 건넨 게 맞다는 한 예비후보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명씨는 2022년 2월 28일 강씨와의 통화에서 "돈 모자라면 (예비후보) A, B, C한테 받으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불법 정치자금 거래에서 '공천 개입' 의혹으로 나아가는 핵심은 '윤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 전 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느냐'다. 2022년 5월 2일 명씨는 강씨에게 김 여사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김영선 걱정하지 말라고, 나보고 고맙다고 자기 선물이라고 한다"고 전한다.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의 육성은 의혹에 쐐기를 박았다.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명씨와의 통화에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 그건 김영선 좀 해주라'고 했다"고 얘기한다.

    윤 대통령과 통화 후 명씨는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윤한홍이 대통령 이름 팔고 권성동이 공관위 압박을 넣어서 (공천이 어려웠는데)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 아니지 않나"라며 "사모(김 여사), 대통령 전화해서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라고 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내일 아침 발표할 것이니 입조심하라"고 강조한다. 다음날인 2022년 5월 10일, 국민의힘은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후보로 김 전 의원을 공천한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당선 후 명씨에게 25차례에 걸쳐 건넨 9천여만원을 공천의 대가로 의심한다. 명씨는 "빌려준 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선 이후에도 계속된 연락…明, 이권 개입 의혹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명씨와의 통화 녹취에 대해 "오랜만에 (명씨가) 서운할 거 같아서 전화를 받았고 고생했다고 한마디 한 거 같다"며 "누굴 공천해 주라고 사실 얘기할 수도 있다. 외압이 아니라 의견을 얘기한 거니까"라고 밝혔다. 처음 명씨 관련 논란이 일었을 때 대통령실은 "대선 경선 이후 명씨와 통화한 기억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말이 바뀐 셈이다. 윤 대통령은 또 김 여사가 명씨와 언제까지 연락했는지에 대해 "취임 후 몇 차례 일상적인 문자나 주고받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명씨 음성 녹취 등에 따르면, 해당 설명 역시 거짓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5월 30일 명씨는 강씨에게 "사모님(김 여사)이 궁금해한다"며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를) 1천개 한번 돌려보라"고 지시한다. 그해 6월 중순경 명씨는 지인과의 대화에서 "대통령 전화로 통화를 아직도 한다"며 "김건희 사모는 원래 전화가 3대다. 비밀 전화가 따로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강씨 등은 같은 달 김 여사와 명씨, 김 전 의원이 창원 등지에서 비밀리에 만났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 이권에 개입한 정황도 녹취에서 확인됐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창원국가산단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22년 7월 10일자 녹취엔 명씨가 윤 대통령의 지역 방문 일정을 미리 알고, 지인에게 원자력 발전 설비 업체 주식을 매수하라고 권유하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선관위 조사 시작에 '말 맞추기' 정황…총선 공천까지


    2023년 5월 무렵 선관위 조사가 시작되자 김 전 의원은 강씨와의 통화에서 '말 맞추기'를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명씨가 진행한 대선 여론조사) 영향을 받아 공천을 받긴 했다"고 언급한다. 김 전 의원은 "어쨌든 명태균 덕을 보고 국회의원이 됐기 때문에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감당할 수 있는 건 감당하려는 것"(2023년 5월 23일)이라면서도 "'공천 사기'한 것에 자백이 될 수 있으니 명태균을 모른다고 해야 한다"(2023년 5월 25일)고 당부한다.

    이후 한동안 명씨는 '김 여사로부터 공천을 얻어다 줬는데 김 전 의원이 배신했다'는 취지로 강씨에게 토로한다. 2023년 6월 1일 명씨는 "김영선에게 너무 열 받는다"며 "10년 된 국회의원을 누가 국회의원 만드느냐. 공천받고 내가 알아서 들어간 돈이 얼마인 줄 아느냐"고 분노를 표한다. 이어 "김영선이 나하고 약속을 어겨서 6선은 안 된다"며 "(김 여사가) 명 선생이면 황금이(명씨 막내딸) 책임지라고 했다"고 덧붙인다.

    명씨는 올해 4·10 총선을 앞두고도 김 여사에게 텔레그램으로 김 전 의원의 단수 공천을 요청했지만 거절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 경남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던 김 전 의원은 끝내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관련해 명씨는 지난 2월 26일 강씨와의 통화에서 "지금 김영선 컷오프고 끝난 지 오래됐다"면서 "발표 안 하는 이유는 내가 여사하고 대통령하고 다 까발리겠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월 29일 지리산 칠불사에서 개혁신당 이준석·천하람 의원과 만나 김 여사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들고 공천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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