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화장장 신축 신청 부지. 독자 제공제주도 등 전국적으로 동물화장장 신설에 대한 반감이 심한 가운데 순천에도 동물화장장이 추진돼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민간 사업자는 2022년 11월 묘지관련시설(동물화장)을 신축(대지면적: 1820㎡· 지상2층 일반 철골구조)하겠다며 순천시에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순천시는 2023년 2월 동물보호법상 공중이 수시로 집합하는 시설로부터 300m 이하 떨어진 곳에서는 동물장묘시설의 등록이 제한된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순천시는 불허 사유로, 동물화장장 신축 부지 300m 이내에 영·유아시설이 있는 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는 순천시의 불허를 인정하지 않고 2023년 11월 순천시장을 피고로 하는 건축불허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광주지법 제1행정부는 2024년 5월 원고인 사업자 측에 승소 판결을 했고, 순천시는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영·유아시설이 공중이 수시로 집합하는 시설이 맞지만 동물화장장 허가를 내줘도 영·유아시설 운영에 영향이 없다는 취지다.
민간 사업자는 승소 판결 이후 신축 절차를 위해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 도로점용허가 신청을 낸 상태로 신청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같은 동물화장장 신축 추진이 알려지면서 근처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 주민은 "화장장 자체가 혐오시설인데다 화장시설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의 악영향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 데, 순천시가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은 채 소송을 수행했고 패소 판결에 항소도 하지 않는 등 적극성이 크게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동물화장장 주변에는 영·유아시설 뿐만 아니라 종교시설들과 복지시설·아파트 등도 있어 반대 연대서명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역 이미지 훼손은 물론 아파트 시세 하락 등 재산 피해까지 이어진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하소연했다.
종교시설 관계자도 "순천시의 소극적인 소송 대응 등을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처럼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 싶은 시민들의 행복권을 동물화장장 신축 때문에 침해 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순천시는 "건축허가나 개발행위 등 사건에서도 변호사 선임없이 시가 자체적으로 소송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법무부의 지휘를 받아서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시가 임의적 판단으로 항소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