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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감축·투자중단…'1위 화석'에 촉구된 '기후리더십'

경제정책

    적극감축·투자중단…'1위 화석'에 촉구된 '기후리더십'

    핵심요약

    기후솔루션 COP29 결산 "화석연료 투자제한 참여로 신뢰 회복"
    "2035 NDC 선제적인 상향 제시 통해 선도적 모습 보여야"

    연합뉴스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24일 끝났다. 우리나라는 이번 2주간 일정에서 기후정책을 홍보하고 성과를 냈지만, 국제 시민사회로부터 '세계 1위 화석'으로 지목되는 불명예도 얻었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COP29는 핵심의제인 '신규 기후재원 목표'(NCQG)를 놓고 진통 끝에 합의를 내놨다. 개발도상국의 기후대응 지원을 위한 재원을 2035년까지 연 1조3천억달러씩 확보하되, 선진국이 '최소 3천억달러'를 맡는다는 것이다. 기존 선진국 부담이 연 1천억달러에서 3배로 늘게 됐다.
     
    이를 두고는 산업혁명 뒤 온실가스 배출을 주도해 기후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선진국의 책임수준에 못미친다는 지적, 전체 재원 1조3천억달러를 어떻게 조성하고 분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 부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여기서 우리나라는 직접적 부담을 받을 게 없는 처지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부속서2'에 개발도상국 재정·기술 지원 의무가 있는 24개 선진국을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우리나라는 포함되지 않는다.
     
    정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권인 우리나라의 위상과는 차이가 있는 '열외'다. 2022년 기준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우리나라가 호주(14.51톤), 미국(13.64톤), 캐나다(13.14톤)에 이어 10.59톤으로 4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7.78톤)을 크게 웃돈다.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이에 대해 "한국은 빈곤국에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나라로서, 보다 진전된 합의를 위해 남다른 역할을 보일 수도 있는 위치였다. 하지만 이번 논의에서 그 노력이 눈에 띄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를 반영하듯 COP29 기간 아제르바이잔 현지에서 국제환경단체 '기후행동네트워크'는 우리나라를 '오늘의 화석상 1위'로 선정했다. 화석연료 수출금융에 앞장서고, 국제사회의 감축 노력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1위가 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처음 3위에 등극한 뒤 올해는 세계를 '제패'했다.
     
    기후행동네트워크는 1위를 시상하면서 "BTS나 삼성, 삼겹살이 한국을 트렌드 선도국으로 만들지 모르겠지만 화석연료 금융에 있어서 한국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OECD 차원의 '화석연료 투자 제한' 수출신용협약에 우리나라가 반대해서다. OECD 수출신용협약 개정을 반대하는 회원국은 튀르키예와 우리나라 둘밖에 없다.

    기후솔루션은 "화석연료 산업에 공적 금융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국제적 합의에 참여해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벗고 기후변화 대응의 선도국으로 반전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4일(현지시간)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폐막 본회의에서 아제르바이잔 COP29 의장 무크타르 바라예프가 걸어나가는 모습.24일(현지시간)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폐막 본회의에서 아제르바이잔 COP29 의장 무크타르 바라예프가 걸어나가는 모습. 연합뉴스24일(현지시간)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폐막 본회의에서 아제르바이잔 COP29 의장 무크타르 바라예프가 걸어나가는 모습.24일(현지시간)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폐막 본회의에서 아제르바이잔 COP29 의장 무크타르 바라예프가 걸어나가는 모습. 연합뉴스
    아울러 내년 UN에 제출될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2035 NDC)에서 과감한 감축 목표가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2030 NDC는 2018년의 총배출량보다 40% 감축한 양을 순배출한다는 것이다. 2035 NDC는 이보다 진전돼야 한다.
     
    영국은 COP29에서 2035년까지 1990년 대비 81%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COP에 앞서 브라질은 이미 2005년 대비 92%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포함 캐나다, 멕시코, 등이 이번 COP 기간 '1.5도 경로에 부합하는 NDC 이니셔티브'를 결성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급격한 감축목표'를 설정한다는 공동행동이다.
     
    이같은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발맞춰 우리 정부도 과감한 NDC를 제시해야 한다는 게 기후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앞서 국내 기후환경단체 플랜1.5는 2035 NDC를 2018년 배출량 대비 67% 감축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미국 메릴랜드대학 글로벌 지속가능성 센터(CGS)는 우리나라가 2035년에 58% 감축까지 이뤄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의 트럼프 정부 재등장과 유엔기후변화협약 탈퇴 가능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적극 행동에 나선다면 국제적 리더십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기후솔루션은 "기후대응에 망설이는 국가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지금까지 부족한 기후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선제적인 NDC 상향을 제시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국제적 약속을 맺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의 지속가능성 확보, 에너지 전환 과정의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35년 NDC와 OECD 수출신용 문제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결단과 실천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기후리더십 좌표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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