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항. 경남도청 제공 경상남도가 마산항 가포신항을 국제크루즈 전략기항지로 육성한다. 또, 통영항·장승포항과 함께 소형 크루즈 기항지로 개발할 삼천포항은 해양수산부의 연안크루즈 시범 대상지로 검토하고 있다.
도는 '경남 크루즈 관광활성화 기반구축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고 크루즈 관광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관광산업 다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관광은 '굴뚝 없는 산업'이다. 특히 크루즈 산업은 경제 파급과 고용 효과가 높은 산업으로 주목받는다. 세계 크루즈 연합(CLIA)은 세계 통항 중인 크루즈 선박은 2023년 446척에서 2030년 499척, 관광객은 3170만 명에서 4250만 명으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도는 남해안 관광을 활성화하고자 크루즈 관광활성화 기반 구축 용역에 착수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용역을 수행했다.
현재 부산·제주·인천 등은 국제 크루즈 입출항이 가능한 기반 시설이 있지만, 경남은 관련 기반 시설이 없어 관광객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용역에는 도내 무역항만을 대상으로 선석 길이, 수심, 방충제 등 항만별 접안 능력과 항만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마산항 가포부두는 10만 GT(용적톤수), 삼천포항(신항 5부두) 4만 GT급 크루즈선이 접안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영항은 1~2만 GT급 크루즈선 접안 능력은 있지만, 수심이 얕아 소요 선석 수심 6m 이하인 선박만 통항이 가능하다.
부두 계선주 등을 보강해 접안 능력을 향상시키면 마산항 가포부두는 15만 GT, 삼천포항·통영항 각 5만 GT까지 접안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크루즈선 규모별 탑승 평균 인원을 보면 15만 GT급은 약 3천 명, 5만 GT급은 1천 명을 태울 수 있다.
이에 도는 마산항 가포부두를 중대형 크루즈선을 유치할 수 있는 접안 여건을 갖춘 만큼 국제 크루즈 전략 기항지로, 통영항·삼천포항은 소형 크루즈가 접안하는 연안크루즈 기항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 해양수산부의 연안크루즈 시범사업 대상지로 접안 여건이 좋고 사천바다케이블카 등 관광자원이 집중된 삼천포항을 기항지로 검토한다.
용역에서는 국제크루즈 전략 기항지로 육성하기 위한 마산항 가포부두의 핵심 사업으로 유휴창고를 활용한 임시 CIQ(세관·출입국·검역) 터미널 조성이 꼽혔다.
CIQ 시설을 갖춘 여객터미널은 외국적 크루즈선 유치를 위해 필수 기반 시설이다. 수천 명의 관광객이 승·하선 때 신속한 출입국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크루즈선사는 국가를 기항할 때 평균 8시간 체류하는 관광 상품 일정을 구성하고 있다. 관광지 방문 이동 시간, 크루즈선 승·하선 시간 등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5만 GT급 이상의 크루즈선사는 CIQ 시설이 없는 곳을 기항지로 선택하지 않는다.
경남은 부산·전남을 포함한 남해안 3개 시도 중 유일하게 CIQ 시설을 갖춘 여객터미널이 없다.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볼 때 수백억 원의 예산이 드는 만큼 최소한의 사업비(30억 원)로 임시 CIQ 터미널을 조성하면 외국적 크루즈 선사를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다.
경남 크루즈 관광활성화 기반구축 용역 최종 보고회. 경남도청 제공 이와 함께 2026년 하반기로 예정된 임시 CIQ 터미널 조성과 맞춰 내년부터 크루즈 선사 유치 활동을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보통 선사는 크루즈 관광 기항 일정을 1년 전부터 계획한다. 선사 유치를 위한 전담 인력 확보는 물론 해수부 등 중앙부처의 공동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통영항과 장승포항의 크루즈 관광 기반 시설도 차츰 확보해야 하는 중장기 전략도 제시됐다.
통영항은 해수부의 복합해양레저 관광도시 공모 사업과 연계해 준설을 통한 연안크루즈 대표 기항지로 육성한다. 유료 관광지 방문객이 가장 높은 거제시의 장승포항은 가덕도 신공항, 남부내륙철도 등 대규모 SOC 건설 계획과 연계해 크루즈 전용부두 확보 등의 전략도 필요하다.
경남도 신대호 균형발전본부장 "이번 용역의 연구 결과는 경남도가 크루즈 관광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임시 CIQ 시설 등을 갖춰 외국인 관광객을 주도적으로 유치하고 남해안을 관광 명소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