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키르기즈 정상회담에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즈공화국 대통령과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은 3일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즈공화국(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에너지, 핵심 광물, 농업, 기후변화 대응, 교육 분야 등의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자파로프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 강화·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후 양국 간 포괄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방한한 것은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 우호 협력 관계의 발전과 관련해 "지난해 처음으로 양국 수도를 잇는 직항편이 취항했다"며 "우리 정부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두보로서 중앙아시아가 지니는 전략적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6월 발표한 최초의 중앙아시아 특화 외교 전략인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언급하며 "이 구상에 따라 중앙아시아 지역 내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 키르기즈공화국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파로프 대통령과 저는 오늘 수교 32년 만에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며 "오늘 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앞으로 경제, 환경, 에너지, 공급망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키르기즈공화국은 한국을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며 "앞으로 양국의 협력 잠재력을 실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번 방문을 통해 여러분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교역·투자, 개발 협력, 에너지·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가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尹 "러북 불법 군사협력 고도화…국제사회 단합해 단호 메시지 발신"
윤석열 대통령, 한·키르기즈 정상회담. 연합뉴스아울러 러·북 군사협력에 관해 재차 경계의 날을 세우며 북한을 향해 유엔 헌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북한의 불법 군사협력이 계속해서 고도화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국제사회가 단합해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러·북 협력 중단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과 윤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또, 내년에 열릴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회담 후 정부 간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양해각서 등 10건의 협력 문서 서명식에 임석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와 키르기스스탄 에너지부·천연자원생태기술감독부는 '에너지 분야 핵심 광물 협력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키르기스스탄은 전력 발전량 대부분을 수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배터리 소재인 안티모니 등 광물을 보유하고 있다.
양국 정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기후변화 협력을 위한 기본 협정',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 의정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 약정', '교육 협력 MOU', '정보통신기술 협력 MOU' 등의 문서에도 서명했다.
대통령실은 "양국 수교 32년 만에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함으로써 양국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게 됐다"며 "풍부한 수자원과 광물 보유국인 키르기스스탄과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공급망 분야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