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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새벽 지나자…전국 곳곳 밝힌 "尹 퇴진" 촛불

사건/사고

    '비상계엄 사태' 새벽 지나자…전국 곳곳 밝힌 "尹 퇴진" 촛불

    광화문 촛불 집회에 몰린 시민들…"윤석열 퇴진"
    전국서 동시다발적 집회…박근혜 탄핵 정국 이후 8년 만
    노동계·학계·시민사회 비판 성명·기자회견 잇따라
    尹 모교 서울대서도 "규탄" 목소리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하며 행진하는  참석자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하며 행진하는 참석자들. 연합뉴스
    6시간 동안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가 휩쓸고 간 새벽이 지나자 4일 전국 곳곳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이 타올랐다. 전국적인 촛불집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였던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 도심서 다시 켜진 촛불…전국 곳곳에서 "尹 퇴진"

    이날 오후 6시 서울 도심은 촛불을 든 시민들로 가득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단체가 개최한 이번 윤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는 주최 측 인사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다수 함께 했다. 주최 측 추산 운집 인원은 1만명에 달한다.

    집회 첫 번째 발언자로 나온 참여연대 한상희 대표는 "폭력 계엄의 역사는 우리 국민들의 피와 눈물로 점철된 흑역사"라며 "비상계엄 요건을 충족했냐, 안했냐를 따질 필요 없이 계엄을 생각했다는 그 자체, 국민을 상대로 군대를 동원하고 총칼을 들이댈 생각했다는 그 자체야말로 천인공노할 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내란죄 윤석열 퇴진', '퇴진 광장을 열자'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집회 참가자들은 시민 대회를 마친 뒤 약 1시간 30분여 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방면으로 행진했다. 시민들은 이동 중에도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전날 밤에도 친구와 함께 국회 앞으로 나갔다는 대학생 박세희(27)씨는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나서 가만히 있으면 이렇게 되는구나"라고 느꼈다며 "앞으로도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광장을 나와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대학교 수업을 마치고 왔다는 최우영(20)씨는 "원래 정치 참여를 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뿐 아니라 광주, 대구, 부산, 강원, 제주 등 각지에서 윤 대통령 규탄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시민들 "헬기 뜨고, 안부 묻고…2024년 맞나"

    4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탄핵추진 범국민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4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탄핵추진 범국민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서울에서 진행된 집회는 계엄 사태가 일단락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오전부터 그 시작을 알렸다. 노동·시민단체들은 오전 9시쯤 광화문 광장에서 '전면적 저항운동 선포 전국민 비상행동'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포된 비상계엄은 위헌, 위법해 무효"라고 지적했다.

    광장을 지나던 시민들도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미란(33)씨는 전날 밤 외국 친구들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계엄 선포 소식을 접했다며 "친구들에게서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는데 몸은 괜찮냐고 안부 문자가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듣고 너무 창피했다. 아직도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갈 길이 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대학생 장민경(20), 장연슬(21)씨는 계엄령 선포 소식을 듣는 순간 "1980년대인가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민경씨는 "여의도 집에 가까워질수록 헬기 소리가 들리는데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각계에서 尹 비판 성명 잇따라…尹 모교서도 "규탄"

    각계각층에서 대통령 비판 성명도 빗발치는 가운데 특히 서울대·고려대·연세대학교 등 대학에서도 윤 대통령을 강하게 규탄하는 학생과 교수들의 목소리가 종일 이어졌다. 이들은 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하거나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분노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의 총학생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 헌법 제 77조 제 1항과 계엄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명백히 위헌이자 위법"이라며 "윤석열의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고려대 교수·강사·학생 400여 명은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중앙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상황을 변화시키지 못한 지식인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수 없다"고 한탄했다.
     
    연세대 학생들은 이날 오후 서대문구 백양로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자유발언을 진행했다. 연세대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김태양 학생은 "현대사 교과서에서만 보던 계엄령이라는 서슬퍼런 단어가 중무장한 군인들과 도심을 누비는 장갑차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며 "정치적 비판에 직면했다고 군대를 동원해서 사태를 뒤집어보려 한 것은 그토록 대통령이 입에 올리던 자유와 민주주의를 헌신짝처럼 내버린 것"이라고 분노했다.
     
    한편 윤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는 5일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오후 3시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퇴진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오후 6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시작해 용산까지 행진하는 '윤석열 퇴진 범국민대회'가 예정돼있다. 이어 국회 본청 앞에서도 '윤석열 즉각 탄핵, 즉각 체포 촛불문화제'가 오후 6시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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