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모임이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퇴진을 위한 1만 그리스도인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정용현 영상기자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모임, "윤석열의 시간은 종말을 고했다"
국내 주요 교단들이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교계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출범 후 시국논평을 이어가고 있는 '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모임'은 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퇴진을 위한 1만 그리스도인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모임에는 민주화 운동 원로인 김상근 목사와 박경조 주교, 안재웅 목사, 이만열 장로, 신선 선생, 이해학 목사 등이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모임은 시국선언문에서 "윤석열의 시간은 종말을 고했다"고 일갈했다.
그리스도인모임은 "국민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이 새로 쌓은 '용산궁'만을 옹위하며 벌인 대통령 놀이는 끝났다"며, "인사, 재정, 외교, 문화, 통일, 의료, 환경, 법치, 국민통합 등의 모든 정책과 집행의 어느 구석에서도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한 적이 있었던가?' 되물었다.
그리스도인모임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내려와야 할 이유는 이미 수백수천 가지도 넘지만, 12월 3일 한밤중 대통령이 아니라 반국가 세력의 반란수괴임을 스스로 만천하에 공표한 것만으로도 그 이유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리스도인모임은 "이제 윤석열이 저지른 퇴행적 역사를 한순간에 정리할 결정적 시간이 되었다"며, "국회를 비롯한 모든 공적기구와 정치권, 시민사회가 윤석열 정권에 부역하였던 이들을 철저히 척결하고 책임을 물음으로써 다시 이러한 참담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계엄군이 본청 계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NCCK 시국회의·기독교시국행동 등, "폭정 맞서온 그리스도인들 거리 예배 이어 갈 것"
NCCK 시국회의와 기독교시국행동을 비롯한 158개 교회와 단체들도 5일 연대 성명을 내고,
"다시는 군홧발로 국회에 돌아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158개 교회와 단체들은 "윤석열은 자신의 비루한 처지를 역전시키기 위해 군을 동원해 민의의 전당 국회를 군홧발로 짓이겼다"며, "이는 친위 쿠데타이고 내란이다"고 꾸짖었다.
이들 단체들은 이어 "지난 시간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맞서 예배당과 거리, 골목과 광장 곳곳에서 퇴보하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기도하며 분투해 온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한마음 한 뜻으로 지난 밤 터져 나왔던 용기의 함성을 이어가려 한다"고 전했다.
158개 교회와 단체들은 "대림절기 그리스도인들은 무너진 세상을 바라보며 하나님나라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윤석열 정권 퇴진을 시작으로 평등의 새 세상을 바라는 이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뤄지는 그날까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거리에서의 예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들은 오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시국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다.
4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탄핵추진 범국민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한목협, "기독교 지도자들이 예수 가르침따라 행동할 때"
13개 교단 목회자협의체인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지형은 목사)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헌법에 명시된 비상계엄의 요건을 무시한 위헌적 행동"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엄중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목협은 4일 성명에서 "국가의 정체성과 질서를 수호하고, 제반 법률을 지키면서 국민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직무"라며 대통령은 이를 대놓고 위반했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채 상병 사건과 김건희 여사 사건 등 여러 가지 사회 및 국가적 사건에서 법치의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면서 국민을 분열시키는 방식으로 권력을 휘둘러왔고, 이런 행태의 결말이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였다"며, "정치적인 책임뿐 아니라 위법한 모든 일의 책임까지 엄중하게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교회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자는 목소리도 전했다.
한목협은 "'공교회'가 정치적인 사안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아주 신중해야 하지만, 현 상황은 공교회가 개입해야 할 시점"이라며, "기독교 지도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판단하며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섭리적 자비와 평안이 우리나라의 사회적 상황에 깊이 개입하고 계심을 믿는다"며,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 모두가 로마서 8장 28절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각자의 자리에서 깊이 기도하며 행동하자"고 말했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선호 국방부 차관. 황진환 기자성공회 주교원, "대통령 헌정 유린 행위에 대해 철저히 규명하라"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에 이어 대한성공회 주교들도 비상계엄사태에 대한 성명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대한성공회 주교원은 4일 성명에서 "이번 비상계엄은 전시나 국가적 위기 상황이 아닌 평화로운 시기에 헌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선포됐다"고 밝혔다.
성공회 주교원은 이어 "이번 사태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행위로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고, 사회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입법부와 사법부가 비상 계업 사태를 일으킨 대통령과 측근 책임자들의 헌정 유린행위에 대해 좌시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담았다.
성공회 주교원은 "입법부와 사법부는 이번 사태를 일으킨 대통령과 그 측근 책임자들의 헌정 유린 행위에 대해 철저히 규명하고 명백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헌법과 국민의 기본권을 사적으로 침해한 책임을 지고 즉각 퇴진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