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위커 美상원의원과 화상통화하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 SNS 캡처 친미·독립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남태평양 도서국가들 순방을 계기로 미국 의회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며 미국과의 밀착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라이 총통의 이번 순방을 강하게 비난해왔던 중국이 라이 총통의 귀국에 맞춰 대만해협 인근에서 또 다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대만 중앙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전날 오후 경유지인 미국령 괌을 떠나 팔라우에 도착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팔라우 의회 연설에서 중국을 겨냥해 "대만과 팔라우는 모두 권위주의의 확장에 맞선 싸움에서 중요한 민주적 보루"라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괌에 머물던 지난 4일에는 마이크 존슨 미국 연방 하원의장,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 등 여야 지도부 인사들과 전화·화상 통화를 한 사실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했다.
그는 "존슨 의장과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올해 양당이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인도·태평양 (방위비)추가 지출 법안'과 내년도 국방수권법이 대만 및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도록 돕는 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라이 총통은 위커 의원과의 화상통화에서는 위커 의원이 언급한 '힘을 통한 평화 추구' 개념에 공감했다면서 "대만과 미국의 안보협력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강화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합신문망은 위커 의원이 대만의 자기방어 능력을 강화하려는 라이 총통의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면서 자신이 상원 군사위원장을 맡게 된 뒤에도 국방예산 증액 등을 지속해서 추진해 대만 안보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라이 총통이 이렇게 미국 의회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며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대만의 국방력 강화를 추진한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자 중미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한계선)"이라고 강조하며 "중국은 단호하고 효과적인 조처를 해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중국 당국이 이날 저녁 라이 총통의 귀국에 맞춰 다시 한번 대만섬을 포위하는 형태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올해들어 3번째로 벌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5월과 10월 각각 라이 총통의 취임사와 건국절대회 기념사에 반발해 대만섬을 포위하는 형태의 대규모 군사훈련인 '연합 리젠(날카로운 검)-2024A, B 연습'을 실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