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내 젊은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재섭 의원(서울 도봉갑)이 돌연 인스타그램의 모든 게시물을 내렸다. 대통령의 임기 단축 개헌을 주장하다가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면서 비난이 쏟아지자 이를 차단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9일 김 의원 인스타그램에는 게시물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처음부터 다시'라는 소개 글만 한 줄 남겨뒀다가 이 역시도 금방 삭제했다. 올해 37세인 김 의원은 SNS 등으로 지지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여당 내 대표주자였다.
김 의원의 게시물 삭제 조치에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사태 이후 김 의원의 행보를 두고 쏟아진 시민들의 비난이 영향을 미친 걸로 풀이된다.
앞서 김 의원은 비상 계엄 선포 이후에는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 개헌을 요구하다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안건으로 올라온 본회의 표결에는 불참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야권 지지자 등으로부터 폭탄에 가까운 비난에 시달렸다고 전해진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중진 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이같은 사실은 같은 당 중진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이 지난 7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김 의원이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먹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 (묻더라)"고 언급해 알려졌다.
이에 윤 의원은 "재섭아,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앞장서서 반대했다. 끝까지 갔다. 그때 나도 욕 많이 먹었는데 1년 후에는 다 '윤상현 의리 있어 좋다'고 했다. 그 다음에 무소속으로 가도 다 찍어주더라"며 김 의원과 대화 내용을 전했다.
윤 의원의 언급에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나간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의총장에서 윤 의원에게 악화된 민심을 전달하고 당의 대응을 촉구한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