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 윤준호 기자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을 뒤흔든 인기 차종으로는 단연 '그랑 콜레오스'가 꼽힌다. 사전예약 때부터 큰 주목을 받으며 일찌감치 흥행을 예고했고, 실제 계약에서도 높은 성사를 보이며 존재감을 각인하고 있다. 11월 국내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순위에서는 2위에 오르며 전통 강호인 기아 쏘렌토를 바짝 쫓고 있다. 그야말로 '돌풍' 같은 선전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선보인 신차이자 차세대 친환경차 생산 계획인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성과물이다. 오는 2027년까지 르노코리아가 오로라 프로젝트에 투입하기로 한 금액만 무려 1조5000억원대다. 이같은 오로라 프로젝트의 중심이자 르노코리아의 기술과 미래 방향성을 고스란히 담은 차량이 바로 그랑 콜레오스다.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 윤준호 기자그랑 콜레오스의 흥행 비결은 구구절절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직접 몰아보면 그 순간 저절로 이해가 간다. 실제 서울 성수에서 강원 홍천까지 왕복 약 230㎞의 짧지 않은 구간을 운전하면서 터져나온 감탄사만 수차례였다. 시승 모델은 그랑 콜레오스 2.0 터보 가솔린으로,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에 이어 지난 10월 말 새로 출시된 차량이다.
강점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주행과 정숙성이었다. 굽이지고 험한 길에서도 큰 흔들림 없이 차체가 중심을 단단하게 잡았고, 거친 노면을 달리거나 고속주행 와중에도 불편한 소음을 대폭 잡아주며 정숙성을 완성했다. 스티어링휠의 반응도 즉각적이라 경쾌한 주행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최대 출력은 211마력이지만, 느낌은 수치 그 이상이었다.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 윤준호 기자그랑 콜레오스의 이같은 주행력은 기술력에 근거한다. 르노그룹과 중국 지리그룹이 합작 설립한 파워트레인 공급사 '호스'(HORSE)의 엔진에 세계적인 명성과 신뢰를 자랑하는 보그워너의 6세대 4륜 구동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로써 그랑 콜레오스의 인텔리전트 4륜 구동 시스템은 별도의 수동 조작없이 도로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적응하고, 일반 도로에서는 2륜 구동으로 전환돼 편안함과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미끄러운 노면은 물론 진흙과 눈으로 덮인 험난한 지형에서도 지능적으로 토크를 분배해 최적의 견인력과 제어력을 제공한다.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 윤준호 기자
주행 모드는 4륜 구동 기준으로 △컴포트 △에코 △스포츠 △AI △스노우 △오프로드 등 6가지다. 공인 복합 연비는 리터당 9.8㎞다. 2륜 구동은 이보다 더 높은 리터당 11.1㎞다. 동급 가솔린 모델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공해자동차 3종 인증도 획득해 전국 공영주차장에서 50% 할인, 공항 주차장에서는 최대 30% 할인 혜택도 받는다.
실내는 패밀리카로서 장점이 돋보인다. 그랑 콜레오스는 4780㎜의 차체 길이에 동급 경쟁 모델 대비 가장 긴 2820㎜의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넉넉한 뒷좌석 공간과 320㎜의 무릎 공간을 확보했다. 운전석에서 직접 주행할 때에도, 뒷좌석에 동승할 때에도 상하좌우 어디든 막힘 없이 뚫린 듯한 공간감 덕분에 쾌적한 탑승이 내내 이어졌다.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 윤준호 기자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정점을 찍는 건 운전석에서 동승석 대시보드까지 이어지는 오픈R 파노라마 스크린이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3개가 매끄럽게 연결되면서 시인성을 높이는 동시에 깔끔한 인상을 전달했다. 각각의 디스플레이는 독립적으로 기능하면서도 상호 연결돼 있어 운전자·동승자 모두의 편의성을 한층 높였다.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 윤준호 기자외·내관과 주행력에 이어 그랑 콜레오스의 마침표를 찍는 건 높은 수준의 안전성이다. 이미 볼보·폴스타 등 브랜드로 검증된 CMA 플랫폼에 기반을 둔 데다 초고강도 '핫 프레스 포밍'(HPF) 부품을 동급 최대인 18% 비율로 차체에 적용했다. HPF는 일반 강판보다 2~3배 높은 강성을 제공해 충돌 발생시 탑승자 안정성 확보에 유리하다. 이같은 고품질 소재로 그랑 콜레오스는 KNCAP(자동차 안전도 평가) 1등급 수준의 뛰어난 충돌 안전성을 구현했다.
성능 대비 가격은 합리적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가솔린 2륜 3495만~3995만원 △가솔린 4륜 4345만원 △하이브리드 3777만~4352만원 등이다. 동급 가솔린 모델과 비교하면 300만~500만원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