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렛 제공 "필로폰을 운반하다 붙잡힌 50대 남성이 법정에 섰습니다. 그는 과거에도 마약류관리법을 다수 위반한 상습 마약사범입니다. 그런데 이번 법정에선 유독 너무나 억울하다며 무죄를 주장합니다. 경찰의 마약 수사를 돕는 과정에서 붙잡혔다는 겁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단순 마약상인가, 수사 조력자인가' 중에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밝히는 일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국가의 명백한 실수를 입증해야 한다는 아주 엄격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입니다. 그저 호두과자를 팔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A씨를 전혀 지켜주지 못했던 법이 국가와 이들에겐 왜 이리도 관대한 걸까요?"
-'국가 주연 '잔혹극'의 책임은?' 중에서
진실과 거짓, 증언과 변론, 기록과 은폐된 목소리들이 엇갈리는 법정은 우리가 뉴스에서 보지 못한 말의 전쟁터다.
'죄와 말은' 사건 사고 현장과 법조 부서를 넘나들며 보통의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법정의 현장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두 기자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장면들이 펼쳐지는 순간을 포착하고 기록한 책이다.
책은 단순한 법정 기록이나 사건 서술을 넘어, 법정에서 오간 수많은 '말'이라는 렌즈로 범죄와 인간, 그리고 법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증언대에 선 목소리, 변론 속 날카로운 논리, 재판정에 남은 미묘한 침묵, 법정의 공기까지 담아내고자 했다. 말은 어떻게 죄를 덮고, 말은 어떻게 죄를 드러내는지 범죄와 진실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로 하여금 사건의 본질을 마주하게 한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살인 사건부터 사회적 재난으로 번진 전세 사기 사건, 간병살해 사건, 급발진 차량 소송,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간의 권력 다툼, 그리고 당국의 잘못된 수사로 억울한 누명을 쓴 사례까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들에서 죄가 어떻게 결정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나타난 법적, 사회적 문제들을 짚어보며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사회적 책임과 정의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 기간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지만, 법정으로 넘어간 순간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26개의 사건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송영훈·박희원 지음 | 북플랫 | 3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