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된 3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공수처 수사관들이 계속되는 대치 상황 끝에 집행을 중지한 후 철수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경찰 수사팀 인력 지원을 받아 12·3 내란사태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착수 6시간도 지나지 않은 대낮에 철수했다.
경찰 내부에선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경호처장과 경호차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했다. 나머지 인원들에 대해서도 채증한 자료를 바탕으로 입건을 검토하고 있다.
공수처는 3일 오전 8시 2분부터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있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경호처의 저지에 막혔다. 대치를 이어가던 중 공수처는 낮 1시 30분쯤 철수를 선언했다.
공수처는 "계속된 대치 상황으로 사실상 체포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집행 저지로 인한 현장 인원들 안전이 우려돼 1시 30분쯤 집행을 중지했다"며 "법에 의한 절차에 응하지 않은 피의자의 태도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경찰 내부에선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공수처와 함께 공조수사본부를 꾸려 이번 내란 사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은 이날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인력 120명을 지원해 공수처 수사 인력과 함께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호처 직원들과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경호처가 군용차와 소형 버스로 관저 진입로를 막으면서 좁은 틈을 사이에 두고 경호처와 경찰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경호처 직원들을 카메라 등의 장비로 채증했다.
고위공직자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오후 수사관들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복귀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관저 외곽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규모 집회를 벌이자 경찰은 전날 밤부터 대규모 기동대를 배치해 우발 상황에 대비했다. 전날 밤부터 이날까지 경찰이 현장 관리를 위해 투입한 기동대는 45개 부대, 약 2700명이었다.
하지만 공수처가 이날 대낮에 철수하자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어젯밤부터 아침까지 기동대만 약 3000명을 투입해 집회 현장을 관리했다"며 "체포에는 특수단 인력이 120명이나 갔다. (이른 시각에 이뤄진 집행 중지는) 공수처가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수처의 철수 이후 곧장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경호차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특수단은 "내일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머지 경호처 인력들에 대해서도 이날 현장에서 채증한 자료 등을 검토해 입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