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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만에 '보호비부터'…中, 美-대만 '갈라치기'

국제일반

    트럼프, 대만에 '보호비부터'…中, 美-대만 '갈라치기'

    편집자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중국에 대해 10% 추가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2차 미중 무역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 등 경제 분야 뿐만 아니라 외교, 군사·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 압박을 중국에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CBS노컷뉴스는 트럼프 2.0 시대 미중 전략경쟁의 앞날을 양국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짚어보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다.

    [트럼프 2.0 시대 미중 전략경쟁④]대만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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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싣는 순서
    ①트럼프발 美中 2차 무역전쟁 가시화…韓 경제도 휘청
    ②트럼프 복귀에 패권전쟁 격화…'동맹 균열' 노리는 中
    ③트럼프, 김정은과 4차 회담?…'패싱' 우려에 심기 불편 中
    ④트럼프, 대만에 '보호비부터'…中, 美-대만 '갈라치기'
    (계속)

    대만문제는 중국이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레드라인'(한계선)이다. 대만문제에 있어서는 단 한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 중국이 세운 원칙이다. 하지만 중국의 이런 입장과는 무관하게 트럼프 당선인이 대만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동맹을 '돈'으로 보는 그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기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말하면 거저 주는 것이며 오직 바보들만 그렇게 한다. 협상 테이블 위에서 어떤 것도 내려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같은 질문에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방위비 분담을 압박했다. 그밖에 "대만이 우리의 반도체 사업을 모두 가져갔다. 우리는 (한때) 모든 반도체를 자체 생산했지만 지금은 90%가 대만에서 생산된다" 등 대만에 대한 부정적 발언을 쏟아냈다.

    이와함께 트럼프 당선인이 낙점한 엘브리지 콜비 국방 정책 차관 지명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 주장은 항상 대만 자체가 미국에 존재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핵심 이익은 중국이 아시아에 대한 지역적 패권을 갖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종합하자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만문제를 다루는 제 1원칙은 거래적 관계, 즉 중국으로부터 보호를 원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호비를 내라는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 '동맹' 등의 가치를 내세우며 대만과 밀착했던 전임 바이든 행정부와 확연히 다른점이다.

    다만, 대만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중 패권전쟁에 핵심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이런 발언은 대만을 내팽겨치겠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협상용일 가능성이 더 크다. 보호비 명목으로 대만으로부터 최대한 이익을 뽑아내는 동시에 중국 압박용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호비 요구에 대만 '당혹'…반도체 산업 공동화 우려도 '↑'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가치'를 기반으로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해오던 대만 당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를 통해 대만의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10%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불가능한 요구라는 평가다.

    지난 2017년 GDP의 2%에 불과했던 대만의 국방비는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2.56%까지 늘었지만 여전히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요구를 수용할 재정적 여력이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대만 싱크탱크인 대만국제전략연구회의 맥스 로 이사는 "라이칭더 총통의 강한 독립 성향으로 대만의 미국 의존도가 커졌다"면서 "이에따라 대만 국방비에 대한 미국 기대도 2000년대에는 GDP의 3%였으나 최근에는 GDP의 5%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여야 모두 대만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처럼 자력으로 방어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GDP의 37% 수준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이스라엘는 5.3%를 국방비에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대만 반도체 산업의 공동화(해외 이전) 우려도 더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내 반도체 공장 건설이 잇따르고 있었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밝히면서 공장 이전이 더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대선 이후 우청원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주임위원은 "TSMC의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이 민주주의 우방 국가로 확산될 것인지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힌바 있다. 다시말해 TSMC가 최첨단 생산 공정인 2㎚ 반도체 생산을 미국에서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으로 "대만을 지키는 '성산(성스러운 산)"이라 불리는 TSMC는 해외 공장 건설로 공동화 논란이 일때마다 선을 그으며 최첨단 공정 제품 생산은 대만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상황이 급변한 셈이다.

    中 'TSMC, 곧 美 반도체 회사 될 것"…군사적 압박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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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당선인이 소위 보호비를 내세워 대만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중국은 미국과 대만, 그리고 대만 내부에서 불협화음을 키우는 갈라치기 전략을 취하고 있다. 동시에 대만 당국의 친미·독립노선을 문제삼아 대만해협에서 빈번하게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며 군사적 압박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주펑롄 대변인은 TSMC의 최첨단 공정 제품 미국 생산설이 제기되자 "민주진보당(민진당) 당국은 목숨을 걸고 미국에 의탁해 독립을 도모하고 있고, TSMC가 '미국 반도체 제조회사'로 변화하는 것은 조만간 벌어질 일"이라고 여론전을 폈다.

    주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만 반도체 산업이 미국의 기술을 훔쳤다고 언급했을 당시에도 "미국은 항상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하며, 대만은 언제든지 '버리는 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과 집권 민진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대만내 친중여론 결집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도 날로 강화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해에만 두차례에 걸쳐 대만섬을 포위하는 형태의 '연합 리젠(날카로운 검)-2024A, B 연습'을 실시했다. 라이 총통의 취임사와 건국절대회 기념사에서 대만 독립의지를 드러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2022년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그리고 2023년 차이잉원 당시 총통의 미국 방문에 반발해 각각 대만포위 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지만 1년에 두차례나 같은 훈련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지난해 군사훈련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항공모함까지 동원됐다.

    중국은 지난해 연말에도 예고없이 대만섬 동쪽 해역을 중심으로 1천km에 달하는 해역을 걸쳐 군사훈련을 실시한바 있는데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만 유사시 대만 동쪽 해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경고성 훈련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토머스 섀턱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군 훈련의 목적은 더 복잡하고 대규모인 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는 능력을 외부에 과시해 유사시 중국의 봉쇄를 뚫으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외국에 알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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