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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거전' 채수빈 "슬럼프도 극복…결혼보단 연기 욕심"[EN:터뷰]

문화 일반

    '지거전' 채수빈 "슬럼프도 극복…결혼보단 연기 욕심"[EN:터뷰]

    핵심요약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수어통역사 홍희주 역

    배우 채수빈. 킹콩 by 스타쉽 제공배우 채수빈. 킹콩 by 스타쉽 제공
    수어 연기부터 스릴러 장르의 로맨스까지,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배우 채수빈에게 또 다른 도전이었다. 벌써 데뷔 11년 차 배우이지만 자신의 한계와 슬럼프를 느꼈을 정도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았다. 채수빈은 복잡한 사정을 가진 협박범 406과 함묵증을 겪는 수어통역사 홍희주 사이에서 영리하게 줄을 탔다.

    특히 수어 연기로도 물 흐르듯 감정을 전달하며 홍희주 역할에 완전히 녹아 들었다. 스릴러와 로맨스, 두 장르 사이에서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자신의 할 일을 충분히 해냈다. 그 결과 남편 백사언 역의 유연석과 'MBC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받았고, 여자 우수상을 받아 수어로 소감을 전해 깊은 울림을 안겼다.

    작품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채수빈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한다. 주로 로맨스에 치중돼 있는 필모그래피를 '지금 거신 전화는'을 계기로 보다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진짜 감정'이 들지 않을 때는 연기하기가 힘든 것 역시 채수빈의 딜레마다. 그렇기에 지금보다 더 '단단해지고 싶다'는 바람이다. 다음은 채수빈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배우 채수빈. 킹콩 by 스타쉽 제공배우 채수빈. 킹콩 by 스타쉽 제공
    Q 초반에 대사 없이 수어로 연기를 하는 등 작품을 풀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듯 하다. 난이도가 궁금하다

    A 작품을 하면 진짜 한 개 이상은 어려움에 부딪히는 시기가 온다. 한달 가까이 집에 들어가지 못해서 체력적 한계를 느낀 적도 있고, 심적으로 어려웠던 경우도 있다. 연기적으로는 한층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다. 20대에는 연기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누군가의 다른 삶을 겪어보고, 감정을 표현하는 게 행복해서 그 이외에 힘든 것들은 다 괜찮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 한계를 느끼기도 하고, 약간의 슬럼프가 왔었다. 너무 고통스럽고 힘이 든다고 주변에 털어놨는데 선배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괴롭거나 아프지 않으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당연한 거다. 한 걸음 나아가면서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그렇게 이겨냈기에 이 작품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Q 스릴러적인 부분도 표현을 잘해서 연기적인 칭찬도 많았는데 스스로 어떤 한계를 느꼈던 건지

    A 그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제가 원래 뭔가 꾸며서 이야기를 잘 못한다. 연기할 때도 '진짜' 감정을 표현하려고 애를 많이 쓰는 편이다. 그런데 상황상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진짜 모든 감정이 내 생각대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때 기술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노하우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배우로서 그런 방법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찾는 중이다.

    Q 현실에 없을 것 같은 대사들이 백사언에게 많았다. 여기에 또 리액션을 해줘야 하는 캐릭터였는데 실제 연인이 그런 말을 한다면 괜찮을까

    A 그런데 막상 촬영을 하면 그게 낯간지럽게 느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대사 자체의 톤은 되게 담백했기 때문에 저도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다. 예쁜 말을 해주는 건 좋은데 '혼내줄까' 이런 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거 같다. (웃음) 실제 연인 사이에서 그런 이야기를 잘 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거 같다. 주변 언니들이 되게 좋아해 주더라.

    배우 채수빈. 킹콩 by 스타쉽 제공배우 채수빈. 킹콩 by 스타쉽 제공
    Q 베스트 커플상을 받은 '케미' 답게 실제 두 사람이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많았다

    A 너무 감사하다. 저도 로맨스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면 주인공 둘이 정말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하게 된다. (웃음) 희주와 사언이를 너무 예쁘게 봐주셔서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는 거 같다. 베스트 커플상도 정말 기분 좋은 상이더라. 사실 대중들 생각도 유연석과 채수빈이 잘 되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그 역할을 한 캐릭터로 바라보신 거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아닐까 싶다.

    Q 유연석과는 같은 소속사인데 처음부터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고 하더라. 함께 호흡을 맞춰 본 소감은

    A 희주와 사언, 두 사람의 기류가 처음에 팽팽하다가 점점 가까워진다. 그래서 우리도 처음에 굳이 서로 다가가지 않았다. 그러다 편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다른 작품들보다 장면 하나 하나를 함께 고민했던 작품이라 더 새롭기도 했다. 지방 촬영을 할 때는 연석 오빠가 스태프 분들까지 모두 모인 식사 자리를 만들어줬다. 드라마를 하다 보면 시간에 쫓겨 치열하게 하다 보니 그럴 시간이 많이 없는데 정말 '우리가 한 팀'이란 마음을 갖게 해줘서 확 편해지더라. 그래서 우리가 '유 대장'이라고 불렀다. 저뿐만 아니라 배우, 스태프들을 많이 이끌어주고 챙기는 모습을 보며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다.

    Q 차기작이 또 글로벌한 원작 인기를 가진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다. 지금까지는 로맨스 위주의 필모그래피가 돋보이는데 보다 다양한 장르에서 만날 수 있을까

    A 후시 녹음을 하러 가서 '전지적 독자 시점' 몇 장면을 봤는데 재미있더라. (웃음) 촬영할 때는 허공에서 비장한 척 연기를 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아직 100% CG가 완성된 건 아닌데 괴물 그래픽이나 액션 장면이 내 작품을 보는 것보다, 되게 재미있는 영상물을 보는 느낌이었다. 아직까지는 로맨스물을 많이 해서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은 거 같다. 그래도 앞으로 다른 색깔을 보여줄 수 있고, 나에게도 도전이 될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완전히 스릴러인 작품도 좋고, 아니면 현실에 발 딛고 있는 그런 작품도 좋다.

    배우 채수빈. 킹콩 by 스타쉽 제공배우 채수빈. 킹콩 by 스타쉽 제공
    Q '지금 거신 전화는'이 순조롭게 종영하면서 기분좋게 2025년이 시작됐다. 올해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A 저는 슈퍼 P(인식형)라서 계획은 절대 안 세운다. (웃음) 계획한다고 계획대로 하나도 되는 게 없더라. 다만 목표는 있다. 제 울타리에 있는 환경들이 굉장히 많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동네 친구들도 결혼했고, 같이 살던 언니도 결혼해서 독립해 아이를 낳았다. 너무 변화하니까 갑자기 무서워졌는데 어쨌든 이 변화를 통해 조카란 새 생명도 얻었고, 친구 남편들도 알게 됐다. 이런 좋은 변화를 잘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될 거 같다. 일단 저는 당장 결혼 욕심보다 배우로서 잘 자리 잡고, 좋은 배우가 되겠단 욕심이 더 크다.

    Q 남은 30대는 배우로 어떤 궤적을 그려가고 싶은지 궁금하다

    A 단단한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맡든, 잘 그려 나가고 싶다. 내 작품이 잘 되어서, 내가 명성과 인기를 얻고, 월드스타가 되어 전 세계에서 팬미팅을 하고…이런 것도 너무 감사하고 좋은 일이지만 그것보다 진실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는 게 궁극적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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