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사령관. 윤창원 기자비상계엄 당시 "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윤석열 대통령과 지시를 받았다는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서 마주한다.
두 사람의 대면은 12·3 내란사태 이후 처음으로, 주장이 그대로 평행선을 달릴 경우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앞서 5차 변론기일에서 이진우, 여인형 전 사령관이 구체적 증언을 피했지만 '정치인 체포'와 '의원 끌어내기' 정황이 속속 드러난다는 점에서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이 더해질 경우 윤 대통령은 더욱 코너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끄집어내라", "요원 아닌 의원" 곽종근, 尹과 대면
헌법재판소가 6일 오전 10시 여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6차 변론기일에는 국회 측 증인으로 곽종근 전 사령관이 출석한다.
곽 전 사령관은 12·3 내란 사태 군 관련 핵심 인물로, 윤 대통령 측과 가장 상반되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펼쳐왔다.
작년 12월에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했다"며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선 "대통령이 저한테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해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재차 확인했다.
특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서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을 펼치자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곽 전 사령관은 국조특위에서 "요원을 빼내라고 했던 그때 당시의 시점에서는 그 인원(요원)들이 본관에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며 "김 전 장관이 의사당에 있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말했다. 발언을 번복한 게 없고, 사실을 왜곡하거나 거짓을 말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그동안 "정치인 체포 지시는 없었다", "끌어내라 지시한 적 없다"는 주장을 내세워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5차 변론기일에서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했니, 지시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빠진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도 했다.
'정치인 체포' 및 '의원 끌어내기' 지시는 탄핵심판 핵심 쟁점인 '국헌 문란의 목적이 있었는지', '국가기관인 국회를 강압에 의해 전복시키거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했는지' 등과 연결된다. 윤 대통령 측이 관련 의혹을 적극 부인하는 배경으로도 해석된다.
6차 변론기일에서 곽 전 사령관의 일관된 증언과 윤 대통령 측의 적극 반박이 맞부딪칠 경우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증언 피한 이진우·여인형, 檢 진술은 달라…코너 몰리는 尹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5차 변론에 피청구인으로 출석해 진술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앞서 내란 사태 관련 또 다른 군 핵심 인물인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5차 변론기일에서 질문에 답변하지 않거나 구체적 증언을 피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나 '의원 끌어내기' 지시 의혹을 입증할 만한 정황은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에게 "총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보고했지만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여 전 사령관의 경우 '포고령 위반'이라는 이유를 들며 정치인 체포를 언급했다는 방첩사 관계자의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곽 전 사령관이 6차 변론기일에서 일관된 주장을 내세울 경우 윤 대통령은 더욱 코너에 몰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6차 변론기일에는 윤 대통령 측 증인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도 출석한다.
김 단장은 작년 12월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뒤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 한다.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어, 추가 증언이 주목된다.
박 수석의 경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비상계엄 국무회의 당시에 받았다는 '비상입법기구' 관련 문건의 의혹과 관련한 증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날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들어 처음으로 오전부터 종일 진행하는 집중 심리가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