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합격 발표를 받고 어머니와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故오요안나. 오씨는 기상캐스터로 일한지 1년째 되는 날 합격 브이로그를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오씨는 기상캐스터로 일하기 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과 MBC 면접과정, 합격통보 문자 등을 공개했다. Yoanna요안나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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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오요안나의 노동자성 인정될까요?
MBC 기상캐스터 합격 발표를 받고 어머니와 부둥켜안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고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며 숨진 오씨 사건에서 프리랜서의 노동자성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노동자성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오씨의 노동자성이 인정되면 이번 사건은 산업재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오씨 사망이 산재로 인정된다면 MBC의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수사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오씨의 경우 지난 2021년 5월부터 MBC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기상캐스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는 예술인 산재보험 임의가입 대상이며, 오씨는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씨 유족은 출·퇴근 관리가 있었고, 기상캐스터들이 소속된 과학기상팀에 선후배 관계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오씨가 보도국 간부로부터 대본을 검토받았으며 승인된 내용을 토대로 방송을 한 '무늬만 프리랜서'라고 강조했습니다.
유족 측 주장대로 MBC의 업무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점 등이 확인된다면 노동자로 인정되고 일반 산재보험 소급가입도 가능합니다.
오요안나와 그가 누리꾼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위로의 문자. 오요안나 SNS 캡처프리랜서의 노동자성 논란은 방송산업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로 지적돼 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방송국은 화려해보이지만, 그 핵심 업무를 수행하는 작가, PD, 아나운서 등이 대부분 프리랜서, 계약직, 파견 형태"라며 "방송계에 만연한 프리랜서 계약 관행으로 소외되고 고통받는 분들은 많다"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정규직 근로자와 다르지 않은 상주형 노동형태를 요구하면서도 고용계약이 아닌 프리랜서 업무계약을 체결해 외부화시키고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는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클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 하다"고 꼬집었습니다.
방송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이들이 근로감독을 통해 노동자로 인정된 사례는 존재합니다.
2021년 12월 노동부는 지상파 3사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 보도와 시사·교양분야 방송작가 363명 중 152명에게 노동자성이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CJB청주방송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다 해고된 뒤 세상을 등진 고 이재학 PD도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2021년 최종 승소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5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에 "직장 내 괴롭힘 사망사고가 산재에 해당된다면 산안법·중대재해법 위반 내용에 대해 조사 등이 이뤄지게 된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냈습니다.
다만 노동부 한 관계자는 "(오요안나 사건이) 이첩돼도 노동부가 수사에 착수한다고 하기는 조심스럽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내사 정도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자살사건을 중처법으로 기소한 사례가 없어서 판례도 없다면서 "수사까지 할 만큼 참고할 데이터가 없는 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MBC는 오요안나 사망 4개월 만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