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엔비디아는 AI(인공지능) 대장주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중국에서 개발한 '딥시크(DeepSeek)' 충격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초 153.13달러에서 최근 113.01달러까지 26%에 달하는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비용 대비 성능을 내세운 딥시크 여파로 향후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 없고,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가 강화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
참고기사 : 딥시크, 미중 'AI 패권전쟁' 불씨되나…K반도체 운명은?[계좌부활전])
하지만 시장은 빅테크가 AI 관련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딥시크로 인해 AI 확산이 가속하면서 오히려 관련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주가도 다시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고요.
다만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실적 전망치'는 하향 추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262%에서 2분기 122%, 3분기 94% 등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AI 반도체 수요가 무한하게 늘어나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신한투자증권 김성환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지난 2년 시장을 멱살잡고 캐리한 주도주"라며 "주도주로써 엔비디아가 직면한 진짜 도전은 이제 엔비디아만큼 혹은 보다 더 성장이 나오는 주식들이 많아진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다른 성장 기회로 이동할 유인이 컸는데 딥시크가 빌미를 준 형국"이라며 "결론적으로 엔비디아의 실적 개선과 상승 추세는 중기적 관점에서 이어질 것이나, 시장을 선도하는 주도주로 복귀하기엔 쉽지 않은 시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I 고점론이 꾸준히 나오는 상황에서 딥시크는 주도주가 AI 하드웨어에서 AI 소프트웨어로 바뀌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여기에 엔비디아 주가의 변동성을 키울 요소가 하나 더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바로 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인데요. 우리나라는 개별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없지만, 미국은 1.5배부터 3배까지 다양한 레버리지 ETF가 상장돼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경우 –1.5배와 –2배, 1.5배, 1.8배, 2배 등 다양한 레버리지의 ETF 9개가 있는데 특히 엔비디아 2배 레버리지 ETF가 투자자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2배 레버리지 ETF는 지난해 30억 5087만달러(약 4조 4155억원)가 유입되며 미국 전체 레버리지 ETF 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서학개미도 비슷합니다. 올해만 엔비디아 2배 레버리지 ETF인 'NVDL'에 약 4억달러(약 5790억원)를 투자해 전체 순매수 순위 4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엔비디아 레버리지 ETF의 인기가 많아질수록 엔비디아 주가의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일간 수익률을 추종하기 때문에 매일 리밸런싱을 하는데요. 예를 들어 엔비디아가 5% 상승하면, 엔비디아 2배 레버리지 ETF는 10% 상승을 위해 엔비디아를 추가로 매수해야 합니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추가로 매도해야 하고요. 그 추가 매매 때문에 변동성이 더 커지는 것입니다.
특히 일간 수익률이 결정되는 장 마감에 임박해 매매가 집중됩니다. 그러니까 장 마감 시간에 변동성이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NH투자증권 하재석 연구원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가 딥시크 충격으로 17% 하락한 지난달 27일 엔비디아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수요는 약 24억달러(4조 4742억원) 규모 추정되며 당일 거래대금의 2.41%에 달합니다.
하 연구원은 "특정 ETF의 리밸런싱 수요는 해당 상품의 레버리지 비율이 높을수록, 또 장중 변동성이 증대될수록 증가하는 구조"라며 "향후 레버리지 ETF 시장이 더욱 커질 경우 대형주 종가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