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우원식 국회의장. 국회의장실 제공중국을 방문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2025 동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중국 하얼빈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접견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하얼빈 타이양다오호텔에서 시 주석과 만나 40여분간 환담을 나눴다. 당초 15분간 진행될 계획이었던 접견은 예정보다 3배 가량 더 길어졌다.
국회의장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내란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안정적이라는 우 의장의 설명을 듣고 "한국민들이 내정문제를 잘 해결할 지혜와 능력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12.3 내란사태와 관련한 시 주석의 첫 공식 반응이다.
이어 오는 10월 열리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우 의장이 요청하자 "APEC 정상회의에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은 관례"라며 "관련부처와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중"이라고 답했다.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과 송환 작업 협조 요청에 대해서도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은 몇년 전에 협조를 지시했다"면서 "한국 측과 지속 소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또 "한중 관계의 안정성을 유지하길 희망한다"면서 "중국의 개방·포용 정책은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또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우 의장은 시 주석에게 "(비상계엄 이후에도) 한국은 불안정하지 않고 한국인은 저력으로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중FTA 투자후속협정의 성과 도출과 한중간 교역 활성화, 공급망 안정적 관리, 첨단분야 협력 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또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기업 활동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시진핑 주석 접견하는 우원식 국회의장. 국회의장실 제공
이밖에도 중국이 먼저 취한 한국에 대한 비자 면제 조치에 따라 한국도 상응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깊이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접견에는 한중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과 국민의힘 이헌승·배현진 의원, 민주당 박정·김용만 의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등 여야 의원 대표단도 함께 참석했다.
우 의장과 여야 의원 대표단은 중국 권력 서열 3위로 중국의 국회의장 격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자회의 상무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중이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열린 아시안게임 개막식 환영 연회에서 각국 정상급 지도자들을 만나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우리는 손을 잡고 각종 안보 문제에 공동 대응하고, 평등하고 질서있는 세계 다극화 구축을 위해 아시아가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일부터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전쟁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