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금)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6기 디지털안내사 발대식'에서 안내사에게 신분증을 걸어주고 있다. 서울시 제공분초를 다투며 하루 일정을 소화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 발걸음을 했다.
'디지털 안내사' 발대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외견상 대수롭지 않게 보이는 행사지만 오 시장이 반드시 챙겨야 할 이유가 있다.
'디지털 안내사'는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 등 '디지털 약자'의 불편을 현장에서 바로 해소해 주는 사람들을 칭한다.
서울시는 2022년 하반기부터 '디지털 안내사'들을 모집했다. 역할은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매는 어르신들에게 친절히 사용법을 안내하는 일.
6개월씩 새 인력들로 교체하는 '디지털 해결사'로 지난해까지 690명(누적)이 활동했다. 이 기간 56만여명(누적)의 이들 덕분에 '키오스크 공포'를 덜 수 있었다.
도움받은 56만명 가운데 전부라 할 수 있는 98%는 도움을 받고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디지털 안내사' 사업은 오 시장의 네 번째 서울시장 임기를 시작할 때 내세운 정책 슬로건 '약자와의 동행'을 정책적으로 처음 구현한 사업이라 오 시장의 애착도 크다.
이 사업은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돕는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자립 기반을 마련해주자는 취지로 시행중인 '서울 동행일자리' 사업의 우수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키오스크 앞에 있는 사람들은 도움을 받아서 좋고, 도움을 주는 사람은 돈을 벌어서 좋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정책이다.
오 시장은 이날, 올해 상반기에 '디지털 안내사'로 활동할 125명을 서울시청으로 초대해 일일이 위촉장을 주고 신분증을 직접 목에 걸어주며 정성을 쏟았다.
주황색 조끼를 입고 활동하는 '디지털 안내사'들은 2~3인이 한 조를 이뤄 지하철역, 복지시설, 공원 등 250여곳에서 기차표 예매, 길 찾기, 택시 호출 등 각종 스마트폰앱과 키오스크 사용, SNS 활용 등을 돕는다.
그 동안 이들의 도움을 받은 대상은 60대 이상이 90%를 넘는다고 한다.
'디지털 안내사'로 활동중인 이들 역시 대부분 어르신들이다. 노인의 눈높이에서 노인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니 만족감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 오 시장의 입장에서는 실제 효과와 명분을 모두 갖춘 정책을 바탕으로, 선거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노인층을 평시부터 손쉽게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