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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특검' 野에 지지율 줄까, 與에 구심력 줄까

황금폰이 '동상이몽' 깨울까

野 "계엄 선포, 명태균 황금폰에 담긴 김건희 의혹 때문"
윤석열 탄핵 시점 맞춰 특검법 상정…'여론 반전' 시도
與 "내란 프레임 약효 떨어지니 이젠 명태균…뇌피셜"
친한계도 특검법 찬성 어려울 듯…결속 다지는 계기되나

야6당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명태균 특검법을 접수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야6당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명태균 특검법을 접수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들자, 정치권에서는 '명태균 특검법'이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유가 '명태균 황금폰'에 담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법 표결 시점을 대통령 탄핵과 맞물리도록 해 '여론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여당에선 이탈표가 나올 수 없어 절대 통과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자신들이 입성한 '통로'인 당의 공천을 들여다보는 특검에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오히려 당내 계파간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野, 尹탄핵 시점과 맞물려 특검법 상정…'여론 반전' 노린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공개된 '노상원 수첩'의 의미와 김건희 여사의 비상계엄 개입 정황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공개된 '노상원 수첩'의 의미와 김건희 여사의 비상계엄 개입 정황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은 명태균의 '황금폰'이 세상에 공개될 경우 자신과 김건희가 치명상을 입을 것을 알고 있었고, 그걸 막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과 김건희의 처벌을 막으려면 반대파를 숙청하고 영구 집권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명태균 게이트는 비상계엄의 '트리거'였다"고 강조했다. 

'황금폰'에는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가 국민의힘 공천 등을 주제로 한 대화 내용과 녹취 등이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황금폰의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날 경우 여권 전체를 겨냥한 '폭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를 기점으로 명태균 특검법을 통과시켜 여론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역전하는 여론조사 추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여당 내 이탈표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정부가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내란특검법' 재표결도 대통령 탄핵 시점과 맞출 계획이다.

다만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변론 일정을 추가하면서 민주당의 계획도 조금씩 뒤로 밀렸다. 명태균 특검법을 20일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을 전제로 '속도전'에 나섰지만, 19일 법사위 현안질의도 취소하는 등 뒤늦게 속도 조절을 하는 모양새다.

법사위 소속 야당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명태균이 핵심인데, 건강을 이유로 안 온다고 하고 화상회의도 응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인 점이 영향을 미쳤다"며 "한 주 쉰다고 동력이 끊길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與 "내란 약효 떨어지니까 명태균"…친한계 수용 여부 주목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주장을 두고 "민주당이 특검법을 관철시키기 위해 내놓은 '뇌피셜'"이라며 "비상계엄이나 내란 프레임의 약효가 떨어지니까 이제는 명태균 프레임으로 이동하기 위해 뇌피셜로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야당에선 명태균 특검법이 국민의힘 내 오세훈, 홍준표 등 유력 대권 주자들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경쟁 관계인 한동훈 전 대표 측에서 특검법에 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여당에서 8명만 이탈하면 되는데, 당내 친한(친한동훈)계만 10명이 넘는 상황이다.

반면 국민의힘 내에선 민주당 의도와는 달리 명태균 특검법이 오히려 당내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여당 관계자는 "친한계여도 특검법에 찬성하긴 어렵다"며 "오히려 반(反) 이재명으로 하나로 뭉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친한계 내에서도 "명태균 특검법은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팽배한 상황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우리 당 전체가 몰락할 수도 있는 사안인데, 당내 계파와 관계 없이 찬성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당 공천으로 의원이 된 사람들인데, 민주당 특검이 그 과정을 들여다 본다는 것에 동의할 사람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22대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공천 과정 전반을 진두지휘 했기 때문에 특검에서 이를 들여다 볼 경우 한 전 대표에게도 치명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약 두 달 만에 정계 복귀를 시사했다. 자신의 SNS에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분들의 말씀을 경청하고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며 "머지 않아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당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복귀 예고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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