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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타는 R&D 예산…잠자는 '예타 폐지'에 추경은 안갯속

산업일반

    속 타는 R&D 예산…잠자는 '예타 폐지'에 추경은 안갯속

    예타도, 추경도 탄핵 정국 속 국회서 공회전
    '블록펀딩' 등 내부 검토 가운데 19일 R&D 예산 공청회

    연합뉴스연합뉴스
    올해 초 '딥시크 충격'로 전 세계적 과학기술 경쟁이 가속화한 가운데, 이를 지원할 연구개발(R&D) 정부 예산의 신속‧적시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주력 추진하는 R&D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폐지나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예산) 등 R&D 지원에 관한 합의는 탄핵 정국 속 더딘 걸음을 하고 있다.
     

    R&D 골든타임 놓칠라, 예타 폐지 나섰지만…탄핵 정국 속 먼 합의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R&D 예산의 신속‧적시성 개선을 위한 대표적인 제도 변화로는 대형 국가 R&D 사업사업의 예타 폐지가 꼽힌다.
     
    예타는 총사업비 규모 500억 원 이상, 국가 재정지원 규모 300억 원 이상인 사업에 관해 사전에 경제성, 정책성 등을 고려해 타당성을 검증받도록 한 제도다. R&D 분야의 경우 2008년부터 예타 대상에 포함됐다.
     
    이로 인해 R&D 사업 기획부터 착수까지 3년 이상이 소요되면서 경쟁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정부는 관련 법안(국가재정법과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과학기술기본법(제11조)에 따른 국가 R&D 사업 등을 예타 대상에서 제외하고, R&D 예타 폐지 이후 보완 방안으로 '맞춤형 심사제도' 등을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국회에선 여야 공감대는커녕 이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조차 시작되지 못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처음 언급된 뒤 작년 12월이 돼서야 정부안이 국회로 넘겨진 탓도 크다.

    여기에 탄핵 정국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등 이슈가 산적한 과방위나, 예타에 관한 이견 자체가 거센 기재위에서 여야 합의가 한층 더 어려워졌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 재정의 효율적인 쓰임을 위해 예타가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R&D 부문에선 예타가 사실상 '안전한' 아이디어, 이미 다 만들어진 사업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성공률은 80~90%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은데 혁신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현행 제도의 한계를 인정했다.
     
    다만 여야 간 세부적인 이견이 있는 데다 대통령 공백 상태인 현행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예산 반영이 쉽지는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야 'R&D 예산 공감대'에도 추경 역시 더딘 걸음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당장 급한 불이라도 끌 수 있는 추경은 국회 논의가 시작됐지만, 여야 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 부처 차원에선 일반 예산과 달리 '톱다운'식으로 내려오는 추경에 대해 정치권의 몫을 강조하며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여야 모두 '딥시크 충격' 이후 각각 이번 추경 논의에서 R&D 예산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여야정 차원의 논의는 공회전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자체적으로 이를 고민하면서 블록펀딩(묶음예산)에 관한 고민하고 있다.
     
    과기부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지난 13일 미디어데이에서 R&D 예산 집행 과정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블록펀딩(묶음예산)이나 예산 적용 범위를 넓게 잡을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펀딩은 세부 장벽을 최소화한 예산 편성으로 예산 사용의 자율성을 높이는 방식인데, 이같은 블록펀딩을 여러 부문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과기부 관계자는 "블록펀딩을 폭넓게 적용하는 것과 관련해선 국가재정법과 예산집행규정을 비롯한 지침 등을 전면적으로 들여다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방향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과기부는 19일 2026년도 정부 R&D 투자 방향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여는데, 관련 안건이 다뤄질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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