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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포로 "대한민국에 가고 싶다, 나는 아직 젊다"(종합)

북한군 포로 "대한민국에 가고 싶다, 나는 아직 젊다"(종합)

포로로 잡힌 북한군, 언론인터뷰서 한국행 의사 표명
"무인기 조종사가 모두 한국군, 한국군과 싸우는 줄 알아"
"부모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내 꿈 이루고 싶어"
외교부, 전원 수용원칙 확인…우크라 정부에 이미 전달

연합뉴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가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정부는 "한국행을 요청할 경우 전원 수용한다는 기본 원칙과 관련 법령에 따라 이들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한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우크라이나측과 필요한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이 지난 달 생포한 북한군 포로 리모씨는 19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80%는 결심을 했다"며 "우선은 난민 신청을 해가지고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리씨는 "내가 난민 신청을 하면 받아줄까요?"라며 반문을 하기도 했다.
 
북한 인민군 '정찰총국' 소속으로 지난 2015년에 입대했다는 리씨는 "유학생으로 훈련한다고 들어서 전투에 참가할 줄은 몰랐다"며 "쿠르스크 지역의 대기구역에 와서 (전투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리씨는 500여명으로 구성된 대대마다 보위부 요원이 한두 명씩 배치돼 근무와 사상통제를 하는데 "(보위부 요원이) 전투에 참여하기 전에 무인기 조종사들이 몽땅 대한민국 군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북한군은 이 말을 믿고 한국군과 싸운다는 생각으로 전투에 임하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리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리씨는 "인민군대 안에서 포로는 변절과 같다. 포로가 된 게 우리나라 정부에 알려지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평양에 있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북으로 돌아가더라도 여러 가지 고난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말했다.
 
리씨는 "군대에 와서 인간으로서 체험해 볼 수 있는 악조건을 모두 체험해 본 것 같다. 죽을 고비도 수 없이 당해봤다"고 한숨 쉬며 말한 뒤 "나도 부모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내 꿈을 이루고 꽃피워 보고 싶다. 나는 아직 나이가 젊다"고 말했다.
 
리씨는 "(제대 후) 공부를 해서 대학을 다니려고 했다"며 "아버지와 친척들을 놓고 보면 모두 과학자 집안이어서 나도 공부를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한국에 오고 싶다는 리씨 등의 의사가 확인된 만큼 우크라이나 정부와 한국행을 위한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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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을 통해 "북한군은 헌법상 우리 국민"이라며 "포로 송환과 관련해 개인의 자유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국제법과 관행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박해받을 위협이 있는 곳으로 송환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로서는 이들이 한국행을 요청할 때 전원 수용한다는 기본 원칙과 관련 법령에 따라 필요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러면서 "이러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우크라이나 측에도 이미 전달"했다며 "계속 필요한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전쟁 포로는 종전 후 지체 없이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포로로 잡힌 북한군이 북한에 돌아가면 심각한 인권침해 위협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포로 송환의 예외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북한으로의 송환 시 인권침해와 탄압을 우려해 난민신청을 할 경우 강제송환금지원칙에 따라 별도로 협상을 할 여지가 생긴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는 앞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포로 송환 관련해 개인의 자유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국제법과 관행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박해받을 위협이 있는 곳으로 송환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적극 강조하며 포로들의 한국행 실현을 위해 외교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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