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6 하계올림픽 후보지로 전북이 선정된 직후 김관영 전북지사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송승민 기자2036년 하계올림픽 후보지로 전북 전주가 선정됐다. 압도적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던 전북이 서울을 49표 대 11표로 이긴 배경에는 자치단체장의 의지와 차별적인 전략이 있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지난 28일 오후 1시쯤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 파크텔에 두루마기를 입고 등장했다. 김 지사의 발표 시간은 오후 4시였으나 김 지사는 세 시간 먼저 현장에 도착한 것이다.
김 지사는 현장에서 총회에 출석하는 대의원들과 악수하며 마지막까지 전북도의 염원을 전했다.
김 지사와는 달리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발표 차례 직전인 오후 2시 55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잠시 대기한 뒤 발표에 들어갔다.
28일 오후 2시 55분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파크텔에 도착했다. 송승민 기자 발표에 임하는 두 단체장의 태도도 엇갈렸다. 첫 번째로 발표를 한 오 시장은 20분가량 서울의 하계올림픽 후보지 선정의 당위성과 비전을 설명하고 질문과 답변 등은 서울시청 소속 담당 공무원에게 넘겼다.
김 지사는 1시간가량의 PT와 문답을 직접 모두 소화했다.
두 도시의 전략도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은 1988년 하계올림픽 개최 경험과 함께 경기장, 숙박, 교통 등 모든 인프라를 갖고 있다. 반면, 서울의 강점은 전북의 약점이었다. 부족한 인프라와 국제적 인지도 측면에서 열세였다.
그러나 전북은 이러한 약점은 비수도권 연대 분산개최라는 전략으로 이겨냈다. 스포츠 인프라를 갖춘 각 지역의 시설을 활용해 불필요한 시설 건립을 최소화하고 여러 지역에 분산시키는 방안이다.
육상은 대구, 수영과 양궁은 광주, 체조는 청주, 테니스는 충남, 서핑은 전남 고흥 등 분산해 기존 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전북은 야구, 농구, 탁구, 핸드볼, 배구 등 구기종목과 태권도, MTB, 철인3종 경기, 해양스포츠 종목을 개최한다.
전북도가 올림픽을 유치하면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비수도권 지역들이 올림픽으로 상생하는 새로운 모델을 국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 그 의미가 크다.
여기에 홍준표 대구시장과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태흠 충남지사가 전북의 올림픽 유치를 지지하는 영상까지 보내며 방점을 찍었다.
김 지사는 1일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전남과 광주, 충남, 충북, 대구 등 연대도시와의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5년 말 이후 2036 하계올림픽 유치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