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난해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6만 9천 달러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최근 8만 8천 달러대로 27.5% 상승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1월 20일 비트코인은 10만 2천 달러대에서 고점을 찍고 13.7%나 내려앉은 상황입니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은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이 가장 커 보입니다. 비트코인을 미국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약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취임식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없자 실망한 매물이 쏟아졌죠.
또 관세전쟁에 돌입하면서 미국 물가상승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비트코인 가격 하락 요인으로 꼽힙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롤러코스터를 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자신이 만든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비트코인을 비롯해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에이다 등 5개 가상자산의 전략비축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고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연합뉴스2월 말 8만 4천 달러선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9만 4천 달러까지 급등했지만, 관세 리스크가 다시 떠오르자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했습니다.
7일 백악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서밋을 앞두고 9만 2천 달러대까지 회복했지만, 9만 달러선 방어에는 실패했습니다. 백악관 AI(인공지능)‧가상자산 차르인 데이비스 색스가 6일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전략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9만 달러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입맛을 씁쓸하게 만든 일이 발생했습니다.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포브스와 코인데스크 등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비트코인 등의 전략 비축 추진 계획을 공개하기 몇 시간 전 한 익명의 트레이더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50배 레버리지에 400만 달러(약 58억 원) 규모의 롱 포지션을 매수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각각 10%와 13% 급등하자 포지션을 모두 청산해 680만 달러(약 98억 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단 2%만 하락해도 60억원에 달하는 돈이 전부 삭제될 수 있는 포지션을 잡은 것인데요.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1시간 전 이더리움 가격이 54달러만 더 하락했다면, 200만 달러가 모두 증발할 위기에서도 버텨냈습니다.
절묘하게 정확한 매매 타이밍 때문에 일각에서는 '내부자 거래'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계획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투자 규모와 레버리지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직전 자신의 이름을 딴 밈코인을 발행해 최소 8억 200만 달러(약 1조 1570억 원)의 수익을 올린 전례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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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포브스는 "내부자 거래에 대한 의심은 시장의 신뢰를 훼손한다"면서 "자상자산 시장은 이미 느슨한 규제와 난폭한 변동성이 매일 벌어지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신뢰가 한 번 깨지면 다시 복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