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낮 구제역이 발생한 전남 무안군 한 한우농장 앞에서 방역본부 관계자가 출입 통제 안내판 너머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전남 영암에 이어 무안에서도 구제역이 확진되면서 당국이 방역조치를 강화한다. 전남지역 우제류에 대해 오는 17일 밤 10시까지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추가하고, 인접지 위기관리 단계를 일부 심각 단계로 추가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전국 취약 시설 집중 소독을 추진하고, 소·염소에 일제 백신 접종도 오는 22일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는 16일 박범수 차관 주재로 관계기관·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중수본 회의를 열고, 구제역 발생상황 및 방역대응 상황 등을 논의했다.
현재 국내 구제역 확진은 지난 13일 전남 영암군의 한 한우 농가를 시작으로 이튿날 영암 3건이 추가 발견된 데 이어, 이날 오전 전남 무안군에서도 감염이 확인돼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국내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일은 2023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중수본은 전남 무안군 한우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 즉시 '구제역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즉시 초동대응팀을 투입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추가확산 방지를 위해 발생농장 한우 전 두수살처분과 함께 역학조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위기경보 '심각단계' 적용 지역을 무안군과 인접한 함평군, 신안군까지 확대했다. 이로써 심각단계 적용 지역은 영암, 무안, 나주, 화순, 장흥, 강진, 해남, 목포, 함평, 신안이다.
아울러, 구제역 확산 차단을 위해 전남 우제류 사육 농장과 축산시설, 축산차량에 대해 오는 17일 밤 10시까지 총 36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령하고, 가용한 모든 소독 자원을 투입해 우제류 농장 및 농장 진입로 등을 소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중수본은 전남지역 전체 우제류(소, 염소, 돼지 등)와 전국 소·염소에 대한 일제 접종을 오는 22일까지 실시하는 방역 강화 조치를 밝혔다.
중앙기동방역기구 전문가 3명(농식품부 1명, 농림축산검역본부 2명)을 무안군에 파견해 현장 방역 상황을 관리한다. 또 전국 우제류 농장을 대상으로 발생 상황을 전파하고, 임상 예찰·전화 예찰 및 취약 시설 집중소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전남도에 "영암, 무안군 외에도 도내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널리 퍼져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총력 대응을 해 달라"면서 "방역대뿐만 아니라 관내 모든 우제류 농장에 대해 소독과 임상예찰을 철저히 실시하고, 축산차량 통행이 많은 주요 도로에 대한 소독을 철저히 해줄 것"을 강조했다.
전국 모든 지자체에도 "공수의 등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신속하게 백신접종을 완료하고, 자가 접종 농가에는 접종 요령을 재교육과 함께 접종이 누락된 농가와 개체가 없는지 꼼꼼히 지도·점검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식약처엔 "영암군 내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불법 축산물이 판매되지 않는지 합동 단속을 시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차관은 "긴급 백신접종 이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농가들이 구제역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상황전파 및 교육 홍보에도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한우 살처분 마릿수는 이날 기준 259마리로, 전체 한우(334만 마리) 사육 마릿수의 0.006%에 불과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중수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