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에밀리아 페레즈'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우리에게는 '아바타' 시리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스타트렉'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조 샐다나는 그동안 상징적인 분장과 우수한 연기력으로 대중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었으나 출연작들의 장르적 특성상 수상과는 인연이 적었다.
그런 그에게 '에밀리아 페레즈'는 칸영화제,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안겨줬다. 조 샐다나는 한 인터뷰에서 "'에밀리아 페레즈'의 모든 것이 특별했다. 오로지 나를 위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라며 "새롭게 시작할 기회라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조 샐다나는 '에밀리아 페레즈'로 생애 최초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자신의 난독증을 언급한 바 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도 난독증과 불안증이 있어서 지금까지 많은 역할에 도전하지 못했었다고 밝혔다.
대사를 외우고, 또 외우며 누구보다 많은 노력 끝에 이 자리까지 온 그는 '에밀리아 페레즈'에서 갱단 보스의 위험한 제안을 수락한 유능한 변호사 리타를 맡아 스페인어로 대사 대부분을 소화할 뿐 아니라 연기는 물론 춤과 노래까지 완벽하게 해내며 극찬을 받았다. 그리고 결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품에 안게 됐다.
다음은 홍보사가 전한 배우 조 샐다나와의 일문일답이다.
외화 '에밀리아 페레즈'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자크 오디아르 감독은 화상 회의(줌)를 통해 당신을 만나자마자 리타 역으로 선택했다고 했다. 그 이유에 관해 생각해 본 적 있나? 내가 자신감 있는 스타일이었다면 내 목소리와 무용수라는 배경이 마음에 들었을 거라고 말했겠지만,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아는 건 줌 링크가 나에게 전송되었을 때 긴장하지 않으려고 매우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 중 한 명이고, 어렸을 때부터 프랑스 영화를 즐겨 봤다.
▷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말 그대로 비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줄거리가 아니었고, 등장인물들도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기존의 틀을 벗어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다 노래를 듣고 더욱 흥분했다. 그때부터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 영화에 국적이 있다면 '에밀리아 페레즈'의 국적은 어디일까? 나는 이 영화를 '자크 오디아르 영화'라고 부른다. 초현실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영역을 넘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불가능한 상황에 갇혀서 불가능한 해결책을 생각해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 현실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하는 캐릭터인 리타의 경우는 어떤가? 리타는 낯선 곳에 온 이민자이며, 자신을 위해 다른 것을 원한다. 비록 그 제안이 위험으로 다가오고 머리로는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마음은 그것을 원한다.
▷ 리타가 이민자라는 건 대본에 없는 내용인 것 같은데, 배역을 준비하며 만든 전사의 일부인가? 그렇다. 내가 직접 만든 이야기의 일부다. 리타에 생명을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된다면 자크가 끝까지 지지해 줬다.
▷ 스페인어로 연기하는 것은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하다. 라틴계이자 카리브해 여성으로서 스페인어는 내가 처음으로 사용한 언어다. 내 모국어로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었고, 그런 기회는 자주 주어지지도 않는다.
외화 '에밀리아 페레즈'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 촬영에 앞서 리허설을 많이 했는데, 실제 촬영에서 많은 도움이 됐나? 나는 춤과 연극을 하면서 자랐기 때문에 조사, 리허설, 연습을 하지 않으면 좋은 연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을 할 기회가 생기면 더 자신감이 생긴다. 물론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에 희생이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촬영장에 들어가면 감독에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가 주어진다. 감독이 무언가를 바꾸기를 원하면 그것을 준비하는 데 집중할 수도 있다. 또 나는 불안이 많고 난독증이 있어서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만의 명상 방식이다.
▷ 가장 촬영하기 어려웠던 장면은 무엇인가?
다른 배우들과 함께하는 장면, 특히 그들이 매우 열정적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장면은 종종 나를 두렵게 한다. 레스토랑에서 에밀리아가 내게 진짜 자신을 드러내는 장면은 그런 점에서 특히 어려웠다. 등장인물이 정말 많았고, 장면 내내 노래가 나오며 촬영하는 동안에도 많은 실험이 있었다. 겉으로는 매우 침착했지만, 속으로는 두려웠다.
▷ 댄서, 가수, 배우로서 멋진 연기를 펼친 자선 행사 장면은 얼마나 오래 작업했나? 몇 달 동안! 자선 행사 장면인 '엘 말'(El Mal, 악마) 퍼포먼스는 1월에 시작했는데 6월에 촬영한 마지막 장면 중 하나가 영화에 들어갔다. 다행히 스테디캠 감독인 사차 나세리와 함께 리허설을 많이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그 장면은 정말 그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이었다. 재미있고, 놀랍고, 무섭고. 그리고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그 후 며칠 동안 허리, 팔꿈치, 목에 얼음찜질을 해야 했다. 하지만 해냈다. 그 장면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