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18일(현지시간) 새벽 이뤄진 이스라엘군의 공습 후 피란길에 올랐다. 연합뉴스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재개하면서 4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휴전 협상을 파기하고 군사 작전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404명이 숨지고 약 6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유니세프(UNICEF)에 따르면 사망자 중 어린이는 130명이 넘는다. 이는 지난 1년 동안 하루에 발생한 어린이 사망자 수로는 가장 많은 기록이다.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군 탱크가 기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번 공습으로 하마스 지휘관들도 다수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가자지구 내무부 수장인 마무드 아부 왓파를 포함해 최소 5명의 하마스 고위급 인사가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지난 1월 휴전 협상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내 하마스 목표물에 광범위한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기를 거듭 거부하고, 미국 중재자의 모든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날 오전 가자지구 공습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습에 대해 "이는 시작일 뿐이며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며 "이제부터 협상은 전투 속에서만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약 250명을 인질로 잡았고, 이 중 59명을 아직 석방하지 않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무너진 건물들에서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연합뉴스양측은 지난 1월 합의한 42일 간의 1단계 휴전이 이달 1일 만료된 후에도 협상을 이어가며 충돌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단계 휴전 협상을 앞두고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달 초 하마스에 인질 59명을 추가로 석방하고, 라마단과 유대교 유월절이 끝나는 4월 말까지 약 50일간 1단계 휴전을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모든 인질을 석방할 경우 협상에서 활용할 카드가 사라진다고 판단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 대신 기존 협상안에 따라 2단계 휴전을 이행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압박하기 위해 가자지구의 전기 공급을 차단하고 의료 물자 지원을 중단했으며, 결국 대규모 공습까지 감행했다.
하마스 대변인 압델 라티프 알 카누아는 "하마스는 여전히 중재자들과 접촉 중이며, 원래대로 협상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구호물자 이송을 중단하며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휴전 협정을 중재해온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지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공습 재개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가자지구 공습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협의했다"며 "하마스, 후티, 이란 등 이스라엘과 미국을 위협하는 모든 세력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