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서울시의 섣부른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가 촉발한 강남 아파트값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20일 발표한 '3월 3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송파구 아파트값은 지난주(10일 기준) 대비 0.79% 올랐다. 상승률이 지난주 0.72%보다 0.07%p 더 커지며 2018년 1월 3주(15일 기준) 1.39% 이후 7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남구는 지난주 대비 오름폭이 훨씬 커 송파구 상승률을 넘어섰다. 지난주 0.69%보다 0.14%p나 확대된 0.83%로, 2018년 1월 4주(22일 기준) 0.93% 이후 약 7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지난달 12일 서울시의 강남·송파구 토허제 해제 발표 이후 강남구 상승률이 송파구보다 높기는 이번 주가 처음이다.
서초구 아파트값도 오름폭 확대 추세가 이어졌다. 지난주 0.62%에서 이번 주 0.69%로 0.07%p 커져 2018년 1월 5주(29일 기준) 역시 0.69% 이후 7년 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강남 3구 아파트값 상승세의 주변 지역으로 확산은 한층 뚜렷해졌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제공성동구(0.37%)와 용산구(0.34%) 상승률은 0.3%를 훌쩍 넘었다. 성동구와 용산구 모두 지난해 9월 2주(9일 기준) 각각 0.41%와 0.34%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양천구도 지난주 0.13%에서 이번 주 0.32%로 상승률이 급격하게 커지며 2019년 12월 3주(16일 기준)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마포구(0.29%)와 강동구(0.28%) 및 광진구(0.25%), 영등포구(0.21%), 동작구(0.20%)도 오름폭이 0.2%대에 진입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25% 올라 7주 연속 상승했고, 오름폭도 지난주 0.20%보다 0.05%p 확대됐다. 부동산원은 "역세권과 신축·대단지 등 선호 단지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매도 희망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신고가가 갱신되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집값 흐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강남·송파구 토허제 해제 불과 한 달여 만인 지난 19일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 전체를 다시 토허제에 묶는 게 핵심인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당국의 '극약 처방'이 과연 서울 집값 상승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0.07% 올라 4주 연속 상승했다. 지방은 0.04% 떨어지며 42주째 하락을 반복했다. 지난주 보합(변동률 0.00%)이던 전국 아파트값은 0.02% 올랐다. 전국 아파트값 반등은 지난해 11월 1주(4일 기준, 0.01%) 이후 4개월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