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대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 사업인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국도 해당 사업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21일 대만 중앙통신 등 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영 석유기업인 대만중유공사(CPC)는 전날 타이베이 본사에서 미국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와 LNG 구매·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대만 경제부는 성명에서 "이번 합의에 따라 CPC는 대만에 안정적인 미래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LNG를 조달하고 투자 참여 권리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분 참여 비율 등 구체적인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대만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합의는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와 AGDC 등 기업인들이 대만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도 전날 대만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만찬에서 "우리는 알래스카 천연가스를 구매하는 데 관심이 많다. 이는 우리의 수요 평가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줄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을 완화하는 동시에 중국에 맞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실제로 라이 총통은 만찬 자리에서 "대만은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산업 및 농산물을 미국으로부터 구매하는 것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미국산 무기 수입도 대폭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 북극권 노스슬로프에서 생산되는 LNG를 알래스카 주민에게 공급하고, 태평양을 가로질러 아시아에 수출하는 사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의회 연설에서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각각 수조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며 해당 프로젝트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따라 한국 정부도 해당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리스크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관련해 던리비 주지사는 대만에 이어 오는 24~25일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다만,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던 중국이 지난 2019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발을 뺀 것으로 알려지며 사업 참여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 참여를 요청받은 일본의 기업들도 알래스카의 추운 날씨와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파이프라인 규모를 고려할 때 비용 대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