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美 중재로 러·우크라 '흑해 휴전' 동의…시행 시기는 '이견'

핵심요약

美, 러-우 각각 만나 '30일 부분 휴전' 원칙적 합의
에너지 시설 공격 금지 이행 방안 모색
시행 시점부터 충돌…합의 직후 vs 제재 해제 이후

연합뉴스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중재로 흑해에서 무력 사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휴전 조건과 시행 시점을 놓고는 이견을 보이고 있어 실제 이행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각) 두 건의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 고위급 실무회담 결과를 각각 발표했다. 백악관은 양국이 흑해에서의 안전한 항해 보장, 무력 사용 배제, 상업용 선박의 군사적 활용 방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상호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30일간 중단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합의 이행을 위한 제3국 내 사무소 설치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회담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우리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합의에 동의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이날 유사한 내용의 성명을 공개하며 "흑해 협정 이행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크렘린궁 성명에는 상업 선박의 군사 목적 이용을 금지하기 위한 적절한 통제 프로그램을 수립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러시아는 별도 성명을 통해 공격을 중단할 시설 목록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정유공장, 석유 저장시설, 송유관·가스관, 발전소 및 변전소, 원자력발전소, 수력발전소 등이 포함됐다. 에너지 시설 공격 유예는 이달 18일부터 30일간 유지되며, 합의 위반 시 상대방은 협정을 철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상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 대표단과 개별 접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직접 만나 협상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합의 발표 이후 러시아가 이행을 위한 조건을 내걸면서 실제 휴전 발효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휴전 개시 시점을 두고 양국 간 이견이 이미 드러났다. 우크라이나는 합의가 발표된 25일부터 휴전이 발효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는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은 18일부터 30일간 유지되지만 흑해 내 휴전은 서방 제재가 해제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이번 합의 이행을 위해 △국영 농업은행(로셀호스) △자국 선박 및 식품 수출업자에 대한 서방의 제재 해제 △식품·비료 관련 금융기관의 국제결제망(SWIFT) 재접속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앞서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농산물 자체를 제재하지는 않았지만, 금융 제재를 통해 거래를 어렵게 만들어왔다. 이번 협상은 "농업 관련 금융 제재가 해제돼야 한다"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미국이 일정 부분 협조하기로 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흑해곡물협정을 재개하려면 미국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명령해 이를 보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 속에서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안전한 수출을 보장하기 위해 2022년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됐지만, 러시아는 자국산 식량·비료 수출 보장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며 다음해 7월 협정을 종료했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러시아 농업·비료 수출을 위한 세계 시장 접근을 복원하고, 해상 보험 비용을 낮추며, 항만·결제 시스템 접근성을 높이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요구한 금융 제재 해제 등 구체적인 조치가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 요구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셈이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