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치러진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 정철원 후보가 당선인으로 확정된 후 배우자를 비롯한 지지자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정 당선인 제공내년 광주전남 지방선거 풍향계인 전남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됨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주도권을 놓고 양당 간 치열한 쟁탈전이 예고됐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 정철원 후보는 전체 투표자 2만 4969명 중 1만 2860표를 획득해 51.82%를 얻어 는 1만 1956표, 48.17% 득표에 그친 더불어민주당 이재종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로써 정 당선인은 조국혁신당이 배출한 1호 기초단체장이 됐다.
조국혁신당의 정 당선자가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에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거대 야당의 전폭적 지원에도 민주당 이 후보를 꺾고 당선된 데는 이 후보가 주로 광주에서 정치 활동을 한 반면 담양군의회 의장 등 지역을 잘 아는 '토박이'론을 내세운 정 당선인의 선거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여기다 더불어민주당 담양군수 후보 경선에 나섰다 이 후보에 패한 최화삼 담양새마을금고 이사장이 탈당해 정 당선인을 도운 게 또 다른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내년 광주전남 지방선거의 풍향계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이번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기초단체장으로 첫 당선됨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후보들 간 주도권 쟁탈을 놓고 불꽃 튀는 접전이 예고됐다. 이와 관련해 정 당선인은 "저의 승리는 30년 지방자치 선거에서 제대로 된 경쟁 없이 민주당의 독과점이 유지되어 온 호남 정치가 진정한 경쟁 체제로 전환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무엇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에서 선명성 경쟁이 더 뚜렷해질 것이고 호남 정치 발전에 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16일 치러진 전남 곡성 군수 재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조상래 후보가 당선됐으나 조국혁신당 후보가 2위를 하고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조국혁신당 20% 중반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해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내년 지방선거 등에서 당선에 도전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영광과 곡성 재선거를 앞두고 광주를 방문해 기자회견에서 "2곳의 군수 재선거를 비롯한 2026년 지방선거까지 더불어민주당과 경쟁을 통해 호남에서 유권자에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지방 정치 혁신에 나서겠다"라고 밝혀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주도권 쟁탈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과거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손쉽게 압승해 일당 독점을 하던 상황과 구도가 흔들리면서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호남의 정치 지형과 구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지병근 교수는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조국혁신당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보여줬고 특히 광주전남에서 일당 독점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시도민의 불만이 많은데 이번 선거 결과에 조국혁신당을 '대안 정당'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된 만큼 내년 지방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제대로 된 후보를 내세운다면 나름 성과를 거둘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중앙당 지원은 물론 광주전남 시도당 차원의 총력 지원에도 담양군수 선거에서 패함에 따라 당장 해당 지역위원장인 이개호 국회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의원의 전남도지사 출마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등 담양 군수 선거를 패한 데 따른 당내 후유증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