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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차도 자리에 횡단보도, 주변 지하상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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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고가차도 자리에 횡단보도, 주변 지하상가 울상

    • 2009-09-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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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 배려 없는 서울시 일방 행정에 항의 빗발

    회현지하상가

     

    "평소 같으면 지금 이 시간이 무척 바빠야죠. 상가 안이 손님들로 가득 차야 하는데 보시다시피 지금 다니는 사람들도 없잖아요"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17일 오후, 한산하다 못해 썰렁해 보이는 서울 충무로1가 회현 지하상가에서 만난 한 신발 매장의 점원은 푸념부터 쏟아냈다.

    "최근에 회현 고가차도가 철거돼 사라지고, 그 자리에 횡단보도가 생겼어요. 그것도 세 군데나 말이죠. 지하로 누가 다니겠어요? 그냥 편하게 횡단보도만 건너면 되는데..."

    횡단보도가 생긴 뒤로 자연히 고객의 30-40% 정도가 줄었다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 12일 회현 고가차도가 없어진 자리에 신세계 백화점∼대연각 방향, 신세계 백화점∼남산3호 터널 방향, 대연각∼남산 3호 터널 방향으로 모두 3개의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회현 지하상가 상인들은 "모두 5개를 설치하려다 이곳 상인들의 반발로 그나마 3개에 그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상인들은 지난 2006년에도 신세계 백화점과 한국은행 앞에 횡단보도가 생겼는데, 그때도 상인들이 들고 일어나자 서울시가 더 이상의 횡단보도는 없다고 공문까지 보내놓고 또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상인들이 가장 서운해 하는 것은 서울시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피해를 입게 될 지하상가 상인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는 것.

    회현지하상가

     

    시민을 위한, 서민을 위한 시정을 표방하고 있는 서울시가 횡단보도를 설치하면 지하상가 230여 점포 시민들이 입게될 피해는 얼마나 될 지, 매출액은 얼마나 감소할 지 등을 한번이라도 따져 봤겠냐는 것이다.

    횡단보도가 설치된다는 사실도 신문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새로 개설된 횡단보도가 모두 신세계 백화점과 연결되다 보니 "대기업 살리려고 지하 상인들 다 죽인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을 정도다.

    상인들은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을 비롯해 관할 중구청, 서울시, 경찰청 여기저기 안 돌아다닌 곳이 없었지만 가는 곳마다 벽에 부딪치는 느낌"이었다며 지친 상인들의 생존권 투쟁은 서울시와의 개운찮은 합의로 3개월여 만에 접었다.

    당초 5개로 계획된 횡단보도를 3개로 줄이고, 지하상가 주변 4군데에 설치하기로 한 에스컬레이터를 6군데로 늘이기로 한 서울시와 합의안이 상가회 임시총회에서 통과된 것이다.

    횡단보도는 임시 총회가 열린 11일 직후인 다음 날 바로 그어졌다.

    이제 상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려면 내년 6월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앞으로 9개월간 어떻게 버틸 지 여부다.

    서울시가 다수를 위해 보행자 우선의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계속 벌여 나간다 하더라도 그로인해 피해를 입게 될 또 한편의 약자에 대한 세밀한 배려가 있기를 상인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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